달빛서재 (134)

낯선 시선의 온기

by 이 범

"낯선 시선의 온기"

“소연 님, 인터뷰 보고 왔어요.”
책방 문을 열고 들어온 청년은
조심스럽게 노트를 꺼내 보였다.
“저도 글을 쓰고 있어요.
이 공간이… 제 마음을 움직였어요.”

소연은 그의 노트를 받아들고
조심스럽게 페이지를 넘겼다.
그 안엔 서툴지만 진심 어린 문장들이
조용히 숨 쉬고 있었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그들의 대화를 지켜보았다.
말은 없었지만,
그의 눈빛엔 조용한 긴장과 따뜻한 호기심이 함께 깃들어 있었다.

그날, 책방은 평소보다 더 조용했고
소연은 노트에 한 문장을 적었다.

> “낯선 시선이 익숙한 공간에 닿을 때,
> 마음은 조용히 흔들린다.”

저녁이 되어 손님이 모두 돌아간 뒤,
소연은 창가에 앉아 말했다.
“준혁아,
그 사람의 글을 읽고 나니까
예전의 내가 떠올랐어요.
처음 이 책방을 만들고 싶었던 그 마음이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그 마음이 지금도 살아 있다는 게
이 공간이 계속 숨 쉬고 있다는 뜻이야.”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재즈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낯선 시선의 온기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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