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140)

책이 되어가는 마음

by 이 범

"책이 되어가는 마음"

“소연 님, 인쇄소에서 샘플이 도착했어요.”
청년은 조심스럽게 작은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엔 문집의 첫 인쇄본이 담겨 있었고,
표지엔 책방의 이름과
작은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 “이야기가 머무는 자리,
> 마음이 피어나는 공간.”

소연은 책을 조심스럽게 펼쳤다.
글을 쓴 사람들의 이름,
그들이 꺼낸 문장들,
그리고 그 문장 사이에 흐르는 온기가
책방의 공기처럼 느껴졌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의 눈빛엔 조용한 감동과
책방의 다음 장을 향한 설렘이 담겨 있었다.

그날, 책방은 평소보다 더 따뜻했다.
손님들은 샘플 책을 조심스럽게 넘기며
자신의 글이 한 페이지에 담긴 것을 바라보았다.

소연은 노트를 펼쳐
한 문장을 적었다.

> “책이 되어가는 마음은
> 기억을 품고,
> 그 기억은 다시 사람을 이어준다.”

저녁이 되어 손님이 모두 돌아간 뒤,
소연은 창가에 앉아 말했다.
“준혁아,
이제는 책방이
글을 품는 공간을 넘어
책을 낳는 자리까지 왔어요.
그게 참… 놀랍고 고마워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우리가 만든 이 공간이
누군가의 문장이 되어
세상에 닿는다는 건
우리 마음이 잘 자라고 있다는 뜻이야.”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현악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책이 되어가는 마음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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