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139)

첫 문장의 울림

by 이 범

"첫 문장의 울림"

“소연 님, 이 글이 첫 번째로 실리면 좋겠어요.”
문집 편집을 맡은 청년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지난 모임에서 쓴 자신의 글을
다시 다듬어 소연에게 건넸다.

소연은 노트를 펼쳐
그 글을 천천히 읽었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그 안엔 마음을 꺼내는 용기와
책방에서 피어난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 “이 공간에 앉아 있으니
> 오래 묻어둔 마음이
> 조용히 나를 꺼내준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그 글을 읽는 소연의 표정을 지켜보았다.
그의 눈빛엔 조용한 감동과
책방의 다음 장을 향한 설렘이 담겨 있었다.

그날, 책방은 평소보다 더 따뜻했다.
창가엔 첫 글이 인쇄된 종이가 놓였고,
그 글을 읽는 손님들의 눈빛엔
잔잔한 울림이 번지고 있었다.

소연은 노트를 펼쳐
한 문장을 적었다.

> “첫 문장의 울림은
> 마음을 흔들고,
> 그 흔들림은 또 다른 이야기를 부른다.”

저녁이 되어 손님이 모두 돌아간 뒤,
소연은 창가에 앉아 말했다.
“준혁아,
이제는 책방이
사람들의 첫 문장을 품는 공간이 되었어요.
그게 참… 기적 같아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우리가 만든 이 자리에서
누군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건
우리의 마음이 잘 자라고 있다는 뜻이야.”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첫 문장의 울림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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