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211)

무대가 된 공간

by 이 범

"무대가 된 공간"

“소연 님, 초청장 도착했습니다.”
청년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문학 페스티벌에서
우리 책방을 초대했어요.
문집에 실린 그 글을 낭독하는 자리도 마련됐고요.”

소연은 초청장을 바라보았다.
작은 책방의 이름이
도심의 큰 행사 속에 적혀 있는 것이
조금은 낯설고, 조금은 뿌듯했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말했다.
“소연아,
우리가 지켜온 공간이
이제는 무대가 되고 있어.
그게 참… 감동이야.”

그날, 책방은 평소보다 더 따뜻했다.
낭독회에 참여할 참가자는
조심스럽게 연습을 시작했고,
그 문장은 다시 한 번
공간을 울리기 시작했다.

소연은 노트를 펼쳐
한 문장을 적었다.

> “무대가 된 공간은
> 마음이 세상과 대화하는 가장 조용한 방식이다.”

저녁이 되어 손님이 모두 돌아간 뒤,
소연은 창가에 앉아 말했다.
“준혁아,
책방이 이제는
사람들의 문장을 품고
그 문장으로 세상과 연결되고 있어요.
그게 참… 고마워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그 대화들이 이어져서
책방이 더 깊어지고 있어.
그리고 그 중심엔…
늘 너와 내가 있어.”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현악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무대가 된 공간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작가의 이전글달빛서재 (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