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212)

세상과 대화하는 공간

by 이 범

"세상과 대화하는 공간"

“소연 님, 무대 앞에 줄이 길어요.”
청년은 놀란 얼굴로 말했다.
“문집에 실린 그 글을 들으러
멀리서 온 분들도 계시대요.
책방이… 이제는 이야기의 중심이에요.”

소연은 조용히 무대 뒤편을 바라보았다.
참가자는 긴장된 얼굴로
자신의 문장을 되뇌고 있었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말했다.
“소연아,
우리가 지켜온 공간이
이제는 세상과 대화하고 있어.
그게 참… 감동이야.”

그날, 페스티벌의 무대는 평소보다 더 따뜻했다.
참가자는 마이크 앞에 섰고,
그 문장을 꺼내어
조용히 낭독하기 시작했다.

> “나는 잃은 것들로
> 나를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 하지만 이 공간은
> 내가 아직 남아 있는 것들로
> 나를 다시 바라보게 해주었다.”

객석은 조용했고,
그 조용함 속엔
울림이 천천히 퍼지고 있었다.

소연은 노트를 펼쳐
한 문장을 적었다.

> “세상과 대화하는 공간은
> 마음이 가장 멀리 닿는 방식이다.”

저녁이 되어 행사가 마무리된 뒤,
소연은 무대 뒤편에서 말했다.
“준혁아,
책방이 이제는
사람들의 문장으로
세상과 연결되고 있어요.
그게 참… 고마워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그 연결들이 이어져서
책방이 더 깊어지고 있어.
그리고 그 중심엔…
늘 너와 내가 있어.”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천막을 흔들고 있었고,
무대 뒤편엔 잔잔한 첼로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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