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찰
산돌이는 숨을 고르며 대청마루로 올라갔다.
이산갑은 방 안에서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는 듯했다."어르신, 부르셨습니다.""그래, 산돌아. 너에게 중요한 심부름을 맡기려 한다."이산갑은 책상 위에서 정성스럽게 밀봉한 서찰 하나를 집어 들었다.
붉은 봉인이 촛불 아래서 은은하게 빛났다."이 편지를 고창에 있는 정혁진 어른께 전해드려야 한다. 그런데 아무나 맡길 수 없는 일이다."산돌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어떤 일이든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어르신.""좋다. 하지만 이 일은 극히 은밀해야 한다. 아무도 모르게, 오직 정혁진 어른의 손에만 직접 전해드려야 한다. 알겠느냐?"이산갑의 목소리에는 평소와 다른 엄숙함이 배어 있었다." "산돌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어떤 일이든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어르신.""좋다. 하지만 이 일은 극히 은밀해야 한다. 아무도 모르게, 오직 정혁진 손에만 직접 전해드려야 한다. 알겠느냐?"이산갑의 목소리에는 평소와 다른 엄숙함이 배어 있었다.산돌이는 서찰을 받아들며 가슴 깊이 품었다."어르신, 그런데... 정혁진 어른께서는 지금...""알고 있다. 그분이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말이다."이산갑은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주름진 얼굴을 더욱 깊게 파였다."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정 어른은 겉으로는 일본 경찰의 일을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우리와 같은 마음을 품고 계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 사실을 알아서는 안 된다."산돌이의 눈이 커졌다. 이제야 일의 중대함을 깨달은 것이다."그렇다면... 이 서찰에는...""한도회의 다음 계획이 담겨있다. 그리고 우리가 입수한 일본군의 동향도 함께 말이다."이산갑은 산돌이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산돌아, 이 서찰이 엉뚱한 손에 들어간다면 우리 모두가 위험해진다. 정 어른도, 우리도, 그리고 조선의 독립을 위해 애쓰는 모든 동지들이 말이다.""걱정 마십시오, 어르신. 목숨을 걸고 전해드리겠습니다.""고맙다. 새벽녘에 출발하거라. 그리고 고창에 도착하거든 정 어른께서 평소 들르시는 서당을 찾아가라. 거기서 기다리고 있으면 될 것이다."산돌이는 깊이 절을 올리고 방을 나섰다. 밤은 깊어가고 있었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험난한 여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정혁진은 이산갑의 친구인데 한도회 회원으로 일본 경찰에 들어간 첩자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