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283)

이름이 된 마음

by 이 범

"이름이 된 마음"

“소연 님, 참가자들이 다음 문집 제목을 함께 고민하고 있어요.”

청년은 노트를 펼치며 말했다.

“‘머무는 순간’ 다음엔

‘다시 걷는 마음’이 어떠냐고요.

그동안 꺼낸 기억들이

이제는 앞으로 나아가고 싶대요.”


소연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제안엔

지나온 시간에 대한 애틋함과

다시 시작하려는 용기가 담겨 있었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말했다.

“소연아,

마음이 이름을 찾았어.

책방이… 사람들의 흐름을 담는 지도 같아졌네.”

그날, 책방은 평소보다 더 따뜻했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글을 읽고

그 안에 담긴 감정을 나누며

어떤 제목이 그 흐름을 가장 잘 품을 수 있을지

조용히 고민했다.


한 사람이 말했다.

“‘다시 걷는 마음’이라는 말이

지금 내 감정과 닮아 있어요.

책방은 그런 이름을 찾아주는 곳이에요.”

소연은 노트를 펼쳐

한 문장을 적었다.


“이름이 된 마음은

감정이 방향을 찾는 가장 조용한 나침반이다.”

저녁이 되어 회의가 마무리된 뒤,

소연은 창가에 앉아 말했다.

“준혁아,

책방이 이제는

사람들의 마음에 이름을 붙여주는 공간이 되었어요.

그게 참… 고마워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그 이름들이 이어져서

책방이 더 깊어지고 있어.

그리고 그 중심엔…

늘 너와 내가 있어.”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스치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이름이 된 마음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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