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수사
윤서영의 죽음 소식이 전해진 후, 영광 경찰서는 더욱 적극적으로 학당 화재 사건 수사에 나섰다. 아유라 형사는 정혁진의 압박을 받아 진범을 찾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확실한 증거를 찾아야 한다. 더 이상 엉뚱한 사람을 잡을 수는 없어."
아유라는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학당 주변을 다시 샅샅이 조사하고, 화재 당일 목격자들을 재차 불러 조사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불을 지른 흔적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편 이산갑 주변의 한도회 동지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영의 죽음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일본 경찰의 고문 때문이라는 사실에 분노했기 때문이다.
"서영이 누나의 원수를 갚아야 한다."
젊은 동지들은 감정적으로 나서려 했지만, 이산갑은 이들을 진정시켰다.
"성급하게 행동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먼저다."
이산갑은 산돌이를 불러 은밀히 지시했다.
"학당 화재 당일 밤 수상한 사람을 본 사람이 있는지 조심스럽게 알아보거라. 하지만 절대 눈에 띄어서는 안 된다."
산돌이는 시장과 우물가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정보를 수집했다.
"그날 밤에 이상한 냄새가 났다는 사람이 있어요."
"누구였는지 기억나는 사람은 없나?"
"글쎄요... 마을 사람들은 모두 잠들어 있었는데..."
한편 정혁진도 조선총독부 특파 수사관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독자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는 학당 화재가 단순한 방화가 아니라 한도회를 견제하기 위한 음모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서영을 범인으로 몰아가려 했다. 그렇다면 진짜 범인은 따로 있다는 뜻이다."
정혁진은 밤늦게 화재 현장을 다시 찾았다. 달빛 아래 탄 건물의 잔해를 자세히 살펴보며 단서를 찾으려 노력했다.
"반드시...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겠다."
여러 방면에서 진행되는 수사 속에서 진짜 범인에 대한 의혹들이 하나둘 제기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결정적인 증거는 찾지 못한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