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향해 가는 길
손 때 묻은 문구류와 잡동사니가 가득한 잡화점 입구에는, 아이들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널브러진 물건들을 바라보고 있다.
농산물 가게에는 형형색색의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진열되어, 아침 일찍부터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에게 다채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
근처 영훈 식당 창문으로는, 끓는 국물의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식당 안에서는 땀을 닦으며 고개를 숙이고. 국밥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멀리 떨어진 사진관 창가에는, 가족들이 기념일을 맞아 찍은 사진 액자가 아침의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잔잔한 미소를 자아내고 있다.'그 들은 이 작은 행복조차 마음껏 누릴 수 없는 세상이라니...'이산갑은 애써 복잡한 심정을 감추고, 산을 향해 천천. 히 발걸음을 옮겼다.
제일 한약방 앞을 지나던 이산갑은, 약탕기에서 피어오르는 김과 쌉싸름한 약재 냄새에 발걸음을 멈췄다.허름한 차림의 노인이 부지런히 약탕기의 불을 조절하고 있었다.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그의 얼굴에는, 깊은 연륜과 함께 왠지 모를 슬픔이 어려 있었다.이산갑은 그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았다.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 졸졸 흐르는 물소리, 그리고 은은하게 퍼지는 약재 냄새...한약방 앞은 읍내의 번잡함과는 다른, 고요하고 차분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저 노인도, 이 씁쓸한 세상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겠지...'이산갑은 알 수 없는 연민과 존경심을 느끼며, 다시 읍내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화려한 한복들이 진열된 의류점 앞에서, 곱게 차려입은 여인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형형색색의 한복을 감탄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색색의 고운 빛깔과 섬세한 자수, 우아한 곡선미를 뽐내는 한복은,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여인들은 다가오는 명절에 입을 옷을 고르며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아이들은 고운 한복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즐거워했다.이산갑은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도, 마음 한편에 자리 잡은 무거운 생각에 잠겼다.곧 다가올 설... 온 가족이 모여 새 옷을 입고 덕담을 나누던 풍경이 어제 일 같은데...'하지만 지금은, 예전처럼 웃으며 명절을 맞이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이 그의 가슴을 짓눌렀다.이산갑은 애써 나라를 빼앗긴 슬픔을 억누르고, 밝게 웃는 사람들을 향해 짧은 미소를 건넸다.
오래된 잡화점의 입구. 이곳은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오래된 나무 문과 창틀을 가지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약간의 낡은 느낌이 들었다. 문에는 녹슨 경첩과 손잡이가 달려 있다.잡화점 내부는 다양한 오래된 문구류와 잡동사니로 가득 차 있습니다. 책상 위에는 잉크가 번진 오래된 펜, 잉크병, 손때가 묻은 낡은 책, 그리고 각종 철물, 장난감, 고풍스러운 시계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선반에는 먼지가 쌓인 채로 오래된 라디오, 손때가 묻은 카메라, 빛바랜 사진들이 놓여 있다.
입구 앞에 모여든 아이들은 5~10세 정도로 보인다. 그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손가락으로 입구를 가리키며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들의 얼굴에는 호기심과 놀라움이 가득하다. 한 아이는 손으로 유리창에 손을 대고 안을 더 잘 보려고 하고, 다른 아이는 친구에게 무언가를 설명하듯이 손짓을 하며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의 옷은 현대적이지만, 그들의 눈빛은 마치 시대를 초월한 듯한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