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왕조실록 4부(1)

마지막 여명

by 이 범

프롤로그: 마지막 여명

서기 530년, 고령

대가야의 마지막 왕 구형왕(仇衡王)이 궁궐 누각에 홀로 서 있었다.

궁궐 누각에 홀로 서서 동쪽 신라를 바라보는 구형왕


그는 동쪽을 바라보았다. 저 너머에 신라가 있었다.

"신라... 우리의 운명을 결정할 나라..."

구형왕은 알고 있었다. 가야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2년 전인 528년, 금관가야가 신라에 항복했다. 수로왕의 후손들이 500년 넘게 다스린 나라가 사라진 것이다.

아라가야도 이미 신라의 압박을 받고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대가야뿐이었다.

"우리가... 마지막인가..."

구형왕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뒤에서 신하가 다가왔다.

"전하, 신라에서 사신이 왔습니다."

"무슨 용건인가?"

"항복을 권유합니다. 전하께서 신라에 귀순하신다면, 높은 지위를 보장한다고 합니다."

구형왕은 쓴웃음을 지었다.

"높은 지위? 내가 원하는 것은 지위가 아니라 가야의 독립이다."

"하지만 전하..."

"알고 있다. 우리가 이길 수 없다는 것을. 하지만... 항복은 아직 이르다."




구형왕은 주먹을 쥐었다.

"가야의 마지막은 당당해야 한다."

월, 화,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