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20)

서영과 이산갑

by 이 범

산갑이는 그날부터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용모를 단정히 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는 서영이 머물고 있는 안채 근처를 자연스럽게 지나가곤 했다


."어머니, 서영 양은 아침 식사를 하셨나요?" 산갑이가 지영에게 물었다."그래, 조금 드셨어. 아직 몸이 많이 약하셔서 식사량이 적더구나." 지영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답했다."그렇다면... 제가 뒷산에서 딴 산나물을 드려도 될까요? 몸에 좋다고 하던데..." 산갑이가 조심스럽게 제안했다.지영은 아들의 변화된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평소 같으면 서재에서 책만 읽던 아들이 이렇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보이다니..."그래, 좋은 생각이구나. 서영 양도 분명 고마워하실 거야."산갑이는 기뻐하며 뒷산으로 향했다. 평소보다 훨씬 신중하게 가장 싱싱하고 좋은 나물들만 골라서 땄다.


한편 서영은 안채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이곳의 평화로운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경성의 복잡하고 답답한 궁중 생활과는 달리, 이곳은 맑은 공기와 고요한 자연이 있어 마음이 편안했다.

"서영 양, 산갑이가 뒷산에서 몸에 좋은 나물을 따왔다고 하니, 점심때 함께 드시겠어요?" 지영이 다정하게 물었다."아, 그런 정성을..." 서영이 고마워하며 말했다. "산갑 도련님께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점심 시간이 되자 산갑이는 평소보다 일찍 서재에서 나왔다. 그리고 안채에서 서영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다.

이 나물은 어떤 것인지요?" 서영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도라지와 더덕, 그리고 취나물입니다." 산갑이가 정중하게 설명했다. "모두 기침에 좋고 몸을 보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니, 서영 양의 건강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이렇게 정성스럽게..." 서영이 감동스러워하며 나물을 조금씩 맛보았다


. "정말 맛있어요. 한양에서는 이런 신선한 산나물을 먹기 어려웠는데..."산갑이는 서영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흐뭇해했다. 그녀의 창백한 얼굴에 살짝 홍조가 도는 것을 보니 더욱 예뻐 보였다."서영 양께서는 한양 생활이 많이 힘드셨나 봅니다."


산갑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네... 궁중의 생활은 항상 긴장의 연속이었어요. 특히 사촌언니가 황후가 되신 후로는..." 서영이 말을 멈추며 잠시 침묵했다. "하지만 이곳에 와서 이렇게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 정말 감사해요."산갑이는 서영의 말 속에서 깊은 피로와 외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겉으로는 고귀한 신분이지만, 실상은 많은 고민과 부담을 안고 사는 어린 소녀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이곳에 계시는 동안은 편히 쉬시기 바랍니다." 산갑이가 진심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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