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27)

산감이라는 한직

by 이 범

" 어서 오너라, 앉거라" 이충헌은 보고 있던 서책을 내려놓으며 산갑을 맞았다. 산갑은 이충헌에게 예룰 표하고 이충헌의 맞은편에 앉았다.



이충헌은 "그래 , 일본 놈들 아래서 견딜만하냐?"

하며 이산갑에게 물었다.


아버지 이충헌은 이산갑이 일본사람들 아래서 녹을 먹고 있는 점을 매우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도 가장 믿는 아들이라 겉으로는 잘 표현하지 않았다.

그 물음에 이산갑은 잠시 침묵으로 있다가.

말을 꺼냈다.



" 아버님. 집안식솔들 때문에라도 어쩔 수었습니다. 마침 이번에 자리를 옮길 좋은 기회가 와서 수락하려고 그렇지 않아도 아버님께 상의드리고자 합니다.

"그래? 무슨 일이냐?"

이충헌은 몸을 앞으로 이산갑을 향해 기울이며 물었다.


산갑은 일본사람들에게 백성들이 힘들어 압박받은 모습을 보며 환멸을 느끼던 차에 다행히도 초근목피의 아픔으로 산야가 헐벗어가는 현상을 속으로 개탄하며 꾸준히 요구하던 한직을 도백(도지사)으로부터 약속받았다.



산갑이에게 일제에서 산감(山監)이라는 한직이 제안되었다. 산림을 관리하는 관리직이었지만, 집안의 경제 사정을 생각하면 거부하기 힘든 제안이었다.

" 이번 인사에 집안사정과 식솔(食率)을 거두는 것을 말했더니 산감(山監)직을 준다 하여 이를 받아들일 생각입니다..:"

아버지 이충헌은 약간 노기를 띠며 말했다.

"산갑아, 그 자리는 받지 마라."

충헌이 단호하게 말했다. "일본 놈들의 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너의 심성은 믿지만 내 생각엔 아니다. 차라리 후학을 길러 우리 세상을 만들어 보자"

""하지만 아버지, 지금 우리 집안 형편으로는..." 산갑이가 고민에 빠졌다."형편이 어려우면 어떻고, 굶어 죽으면 어떠냐. 절개를 잃고 살 바에야 차라리 죽는 게 낫다." 충헌이 화기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지영은 처음부터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영은 이런 부자의 갈등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남편의 절개도 이해하지만, 아들의 현실적 고민도 이해할 수 있었다.


한참을 이야기하던 이충헌은 이산갑에게 결연히 말을했다.


"영감님, " 지영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산갑이도 고민이 많을 것입니다. 이 어려운 시절에..." "부인까지 그런 말을 하시오?" 충헌이 지영이 말에 실망스러워했다.


지영은 밤늦게 산갑이를 불러 이야기했다."산갑아, 너무 자책하지 마라. 네가 무슨 선택을 하든 어머니는 이해한다."


"어머니...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이 혼란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것도 중요하단다. 네가 그 자리에 있으면서 우리 백성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지도 모르고..."

결국 산갑이는 고민을 하다 산감직을 수락하기로 마음먹고 이충헌에게 뜻을 밝혔다. 충헌은 며칠간 아들과 말을 하지 않았고, 집안 분위기는 차갑게 식었다.


이충헌의 방에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이산갑은 한동안 고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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