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35)

둘의 고백

by seungbum lee

화재가 났던 현장에 장면부터 잠시 산갑의 회상을 이어 본다

손에 쥔 것은 그녀가 남긴 작은 반지 하나. 금속이 열기에 달궈져 손바닥을 태웠지만, 그는 놓을 수 없었다.

이신갑은 여전히 뜨거운 잿더미 사이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의 머리속은 온통 서영과의 시간 흐름을 파노라마처럼 흘려보내고 있었다. "서영아..." 그의 입술에서 희미한 이름이 새어나왔다.눈을 감으니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벚꽃이 만개했던 그 봄날, 서영과 함께 걸었던 꽃길이..



1923년 4월, 벚꽃이 만개한 봄"산갑 씨, 오늘 날씨가 참 좋네요." 서영이 환한 미소로 말했다.두 사람은 학당 뒤편의 작은 언덕길을 걷고 있었다. 산갑이가 은밀히 지원해준 덕분에 새로 지어진 학당은 이제 제법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아이들의 밝은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이 평화로운 순간이 두 사람에게는 더없이 소중했다."서영 양 덕분입니다. 이렇게 좋은 일을 할 수 있어서 저도 기쁩니다." 산갑이가 답했다.벚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며 두 사람의 어깨 위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서영은 산갑이의 어깨에 앉은 꽃잎을 떨어뜨려주려다 잠깐 망설였다. 그 순간 산갑이도 서영의 머리카락에 앉은 꽃잎을 발견했다."서영 양..." 산갑이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꽃잎을 떨어뜨려주었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오랫동안 억눌러왔던 감정들이 봄바람처럼 일어났다.



산갑이의 손이 서영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산갑 씨..." 서영의 목소리가 떨렸다."서영 양, 저는...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산갑이가 용기를 내어 고백했다.서영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저도요, 산갑 씨. 저도 당신을 사랑해요."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았다.



벚꽃잎이 환상처럼 흩날리는 가운데, 오랫동안 기다려온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어요." 서영이 산갑이의 품에서 속삭였다. "당신이 저를 도와주실 때부터... 당신의 진심을 느꼈거든요.""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린 시절 처음 만났을 때부터, 당신은 저에게 특별한 분이었어요."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꽃길을 걸었다. 마치 세상에 그들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모든 것이 아름답고 평화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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