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70)

강지윤 과 이산갑

by 이 범

대청으로 올라가는 동안, 강지윤은 이산갑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이 사람이... 윤서영 선생을 사랑했던 그 사람이구나.'
'나는 그분을 대신할 수 없어. 다만... 곁에서 함께 걸어갈 뿐.'



대청에 앉자, 막심이가 차를 내왔다. 여름 햇살이 대청 마루를 비추고, 바람에 풍경이 조용히 울렸다.
이산갑: (찻잔을 들며) "영광은 처음이신가요?"
강지윤: "네. 서해를 본 것도 처음입니다. 저는 어린나이에 어머니랑 불갑에서 떠나 서울로 갔습니다


이산갑: "바다가 보고 싶으시면... 언제든 말씀하십시오.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강지윤: "감사합니다."
짧은 침묵이 흘렀다. 이은주가 분위기를 풀려고 말을 꺼냈다.


이은주: "언니, 우리 집 풍금 보셨어요? 저기 안방에 있는데..."
강지윤: (고개를 돌리며) "아, 풍금이 있으신가요
이산갑: (관심을 보이며) "강 선생께서 음악에 조예가 깊으시다고 들었습니다."
강지윤: (겸손하게) "조예라기보다는... 취미로 피아노를 조금..."
이산갑: "한 곡 들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강지윤은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이산갑의 눈빛에는 진심 어린 호기심이 담겨 있었다.강지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강지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안방으로 향했다. 이산갑과 이은주가 그 뒤를 따랐다. 안방 한쪽에는 낡았지만 잘 관리된 풍금 한 대가 놓여 있었다. 흑단 같은 검은색 몸체에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었다.




강지윤은 풍금 앞에 앉아 건반을 조심스럽게 쓸어보았다. 그리고 이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연주를 시작했다. 그녀의 손끝에서 흘러나오는 멜로디는 여름 오후의 나른함과 어우러져 공간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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