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작은 꽃망울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출근길, 아파트 화단에 몽실몽실 하얀 꽃잎이
바람결에 따라 출렁인다.
자꾸만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보게 된다.
아마도 너무 작고 여린 꽃잎에게
4월의 봄바람이 아직은 다정하지 않아서일까.
어제 내린 비로
동네가 꽃으로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나는 빨강, 나는 노랑, 나는 하양, 나는 분홍—
아침부터 꽃들의 소곤거림으로
거리가 부산스러워졌다.
꽃들의 소리도 들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아마 그 말들은
전부 분홍빛이었을 것이다.
새들이 소리로 공간을 채우듯이.
봄은 꽃들이 쉬는 계절이 아니라,
숨을 몰아쉬며 살아내는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