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는 고양이치곤 꽤 똑똑해서 사람 말을 잘 알았들었다
간혹 밖에서 놀던 외출냥이들이 집으로 들어오지 않으려 할 때
“치즈야 나가서 얘들 데리고 들어와” 라고 하면서 문을 열어주면
틀림없이 데리고 들어왔다
그런걸 보면 치즈는 전생에 사람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치즈는 아기고양이 였을때 부터 엄마낭이 곁에 항상 붙어 다녔다
칼바람이 불어 모든 대지가 꽁꽁 얼어붙은 겨울이 되면
항상 우리집안을 기웃거리긴 했으나 선뜻 들어올
용기가 없었는지 문을 열면 쏜살같이 도망가곤 했다
치즈가 추위를 심하게 탄다는 이야기를 이웃집 새댁을 통해 전해 들었다
한 겨울에 잠깐 문이 열리면 먹무가내로 밀고 들어와 나가지
않겠다며 버틴다는 것이다
새댁의 남편은 고양이를 싫어한다고 했다
치즈가 아기고양이 일때 그 집 데크 밑에서 살고 있었던 때 이야기다
나는그 소리를 듣고 우리집 마당으로 놀러와 집안을 기웃거릴때면
안으로 들어오게 하려고 갖은 노력을 했지만 끝내 들어오게 하지는 못했다
치즈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일은 우연히 일어났다
해가 바뀌어서 제법 의젓해 있었고, 아빠 고양이가 된 치즈는
12월초에 태어난 아기냥이들과 항상 같이 다니고 있었다
밖에는 온통 서리가 눈처럼 풀잎에 하얗게 내려앉아
밟을때마다 사그락 거리고 있을때였다
함께 다닌 아기냥이 4마리와 바람이 송송들어온 하우스안에서
겨울을 났다 혹독한 첫 겨울을 보낸 아기 냥이들 얼굴은
온통 콧물자국이 눌러붙어 얼굴인지 콧물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그애들을 집안으로 들이기 위한 노력는 말로 풀어내기는 힘든 것 같다
왜냐하면 고양이들은 말로 한다고 듣는 애들이 아니고 심리전이 필요했다
그렇게 한꺼번에 치즈까지 포함해 네 마리가 집안으로 들어왔다.
갑자기 늘어난 가족은 집 안의 균형을 조금씩 흔들어 놓았다.
화장실은 늘 부족했고,기존에 살던 쿠키와 해피는
낯선 변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결국 쿠키는 집 밖에서 지내는 것을 선택했다. 한 번 나가면
내가 퇴근하고 돌아올 시간에 맞춰 대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나와 함께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문득 생각하게 되었다.
모든 돌봄이 모두를 편안하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을.
누군가는 안으로 들어오고
누군가는 밖으로 밀려나기도 한다는 것을.그래서
나는 그저 선택을 바꾸려 하기보다
그 선택을 지켜보는 쪽을 택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