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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디 Feb 07. 2024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3박 5일 여행기

가는 것부터 쉽지가 않다

 이번 겨울 휴가, 오랜만에 해외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재작년 여름에 다녀온 후쿠오카 여행에 이어 1년만에 밟아보는 해외땅이였다. 휴가지로 결정한 장소는 바로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처음에는 이름도 몰랐던 낯선 도시를 겨울 휴가 장소로 고른 이유는 지극히 현실적인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비행기 티켓의 가격! 누구나 돈을 많이 쓰는 것을 선호하진 않겠지만 가난한 대학생 시절부터 해외여행을 좋아했던 나에게 해외여행지를 고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비행기 티켓의 가격이었다. 항상 여행지를 고를 때 비행기 티켓은 30만원 언저리, 조금 더 쓰면 40만원 내에서 해결을 할 수 있어야 했다. 그렇게 가성비 따지려면 해외여행을 가질 말아야 하는데 소비생활에서 가성비를 항상 중요시 여기는 내겐 버리기 어려운 조건이다.


 이번 여행의 동행은 나의 베스트 프렌드인 남자친구이다. 휴가를 내기 어려운 직장인인 그에게 여행 일정을 맞춰야 했다. 최대한 휴가를 짜내 얻은 5일 모두 알차게 경험하고 즐기려 스카이 스캐너에 일정을 넣고 가장 최저가인 나라를 찾아보니 나온 것이 바로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였다. 4박 5일 일정에 1인당 30만원 남짓하는 티켓 비용이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사실 이번 겨울 내가 정말 가고싶은 나라는 베트남이었다. 따뜻한 날씨와 편안한 분위기, 부담되지 않는 물가와 맛있는 반미는 겨울마다 내가 베트남을 그리워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베트남은 비행 일정이 맞지 않아 하루를 날려야 하고 티켓 값이 1인당 70만원이나 했다. 2인이면 140만원이다. 백만원이 넘는 돈을 여행의 시작에 지나지 않는 비행기 티켓값으로 쓸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베트남은 포기했다. 지금와 생각해보면 좀 후회되는 선택이다. 가격때문에 포기하고 대안을 찾다보면 처음 정말로 내가 무엇을 원했는지 알 수가 없게 된다.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의 휴양인지, 여권에 도장 하나 더 늘리는 일인지 분간이 어렵다는 말이다.


 하루하루 가격이 조금씩 바뀌는 티켓 값을 보고있다가 시간이 갈수록 가격이 계속 오를 것 같아 남자친구를 채근했다. 30만원 티켓값을 사수해야 한다는 나의 지령에 당황한 남자친구는 얼른 비행기 두 자리를 사왔다. 그런데 가격이 내가 생각한 가격이 아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결제 내역이 이상했다. 1인당 왕복 티켓가격은 30만원이 맞지만 두 명이 같이 붙어서 가려면 좌석을 사야했다. 혼란스럽게도 같이 붙어가고 싶으면 내야 하는 돈이 편도로 20만원, 왕복 40만원이었다. 6시간 30분이 걸리는 장거리지만 따로 가는 것도 생각해 볼만한 가격이다. 왕복 40만원이 추가되어 총 티켓가격은 100만원이 되었지만 비행시간 내내 떨어져 있을 수 없다며 남자친구는 단호하게 옆자리 붙은 티켓 2장을 사왔다.


 참으로 기가 차고 통탄할 노릇이다. 망할 놈의 에어아시아… 한탄하고 이럴거면 베트만 이미 결제한 후였고 또 키위닷컴이라는 요상한 대행사를 통해 예약을 해 취소를 하기도 애매했다. 당일 취소를 하려고 해도 키위 닷컴의 예약 취소를 눌러 예상 환불금을 찾아보면 금액은 ? 라고 떴고 아래에는 항공사 규정에 따라 0원이 환불될 수도 있다는 경고문이 적혀있었다. 1인당 30만원이라는 말에 눈이 뒤집혀 덜컥 항공권을 샀다가 100만원을 통째로 기부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공짜 조심해야 한다. 대머리 되기 싫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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