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과 연결을 향한 가장 아름다운 여정
2025년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수상작, <플로우>.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땐 그저 고양이의 이름인가 싶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제목 '플로우(Flow)'는 단순히 흐른다는 뜻을 넘어 모든 존재가 결국 운명적으로 연결된다는 깊은 의미로 다가왔다.
영화의 배경은 인간이 사라진 세상이다. 인간의 흔적만 남은 채 동물들만 살아가는 세상은 마치 홍수가 휩쓴 노아의 방주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플로우>는 신이 정한 운명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선택하며 다름을 이해하고 함께하는 법을 배워가는 이야기였다.
깜냥이라는 고양이를 중심으로 카피바라, 골든 리트리버, 여우원숭이, 뱀잡이수리 등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한다. 처음엔 좁은 배 안에서 서로 싸우고 갈등하지만 위기 속에서 결국 서로를 의지하며 하나가 되어간다.
이 모습은 바벨탑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바벨탑을 쌓던 인간들은 신의 저주로 서로 언어가 달라져 결국 소통하지 못하고 흩어졌다. 하지만 플로우의 동물들은 서로 언어가 달라도 진정한 마음으로 소통하며 결국 하나가 되어 위기를 극복한다.
영화 속 동물들이 만들어낸 이 배는 무너진 바벨탑을 재건하는 듯 보였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흩어진 인간의 모습을 넘어 동물들은 진정한 소통과 이해를 통해 바벨탑이 이루지 못한 진짜 연결을 완성했다.
이 영화는 질문한다.
"왜 인간은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갈등하지만, 동물들은 말이 달라도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걸까?"
플로우는 '공존'과 '연결'의 본질이 언어의 같음이 아니라 마음의 같음에 있음을 아름답게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의 마지막, 처음의 자리로 돌아온 깜냥이의 눈빛에서 더 이상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삶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바벨탑은 무너졌지만 플로우의 배는 끝내 새로운 세상을 향해 닿았다. 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흘러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