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인류와 우주의 하모니Ⅱ

코스모스의 장대한 서사

by 김정우

이 책은 다시는 없을, 유일한 책이지 않을까. 사람이 코스모스에서 왔다는 것을 통해 우주의 대서사시를 구성하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 또 그 과정을 역사, 인문학, 철학, 과학, 등 천문학이 무엇인지 비로소 명징하게 밝혀낸 것 작품이다. 이 책은 동명의 다큐멘터리를 기반으로 쓰인 책이고, 그 다큐멘터리는 1980년에 첫 방영됐다. 그야말로 시대를 뛰어넘은 혜안과 인사이트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이다.


이 책이 어려운 것은 맞다. 내용이 길기도 하고, 가끔씩 매우 깊이 있는 내용이 나오고, 각종 이해하기 어려운 공식들이 나와서 이해를 방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글을 계속 읽다 보면 어려움을 뛰어넘을 정도로 스토리텔링과 이야기의 진행이 뛰어난 걸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책장은 계속 넘어간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이와 관련된 정보 a를 가져와 사용하고, 정보 a와 연관된 정보 b를 또 가져와 서술하고, 필요하다면 정보 c, d, 등등 수많은 추가적인 작업을 통해 우리의 이해를 돕는다는 것이다. 내용이 다양해지면서 글이 풍성해지고, 지식의 양도 많이 얻게 된다. 기원전의 사람들이 밤하늘의 별에 관심을 가지고 과학을 했다는 것, 지리적인 이점을 이유로 들면서 특정 지역이 번성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우리는 우주에서 봤을 때 그저 작은 점보다도 더 작은 티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단순히 천문학적인 지식을 넘어서 인문학적인 정보까지 만날 수 있다. 내 생각의 폭을 넓게 만든 책임은 확실하다. 앞서 말했듯이 책의 내용이 쉽진 않아서 읽으면서 계속 질문이 떠오르고, 이게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도 있지만, 큰 틀에서 이것을 보면 칼 세이건의 사고방식과 글을 서술하는 방식, 우주라는 거대한 차원을 대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다. 특히 사고방식에 관련하여 현상을 보고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만 맹신하지 않고, 이를 통해 추측할 수 있는 다른 추가적인 정보를 떠올리며 상상력과 창의성을 깊이 있게 만들어내는 내용이지 않나 싶다.

우리는 매일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어떤 과제가 우리를 맞이할지 걱정과 기대를 하며 새로운 하루를 시작한다. 이런 걱정이 가끔 쓸데없이 커지고, 이러한 문제를 겨우겨우 쳐내기에 바쁜 날들도 있다. 그러나 우주의 먼지 같은 존재, 아니, 먼지보다도 못한 존재일 수도 있는 우리가 하는 걱정은 우리가 막상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사소하고 작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것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러한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은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왜 그렇게 바쁠까? 왜 스스로를 한계로 몰아붙이지 못해 안달일까? 나는 한 행동의 정당성과 의무성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많이 없다. 그냥 하라니까 하는 거고, 어쨌든 도움이 될 거니까, 손해 볼 건 없으니까 하는 마음으로 행동하는 것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후에는 내 태도에 변화가 생겼다. 지식적으로 얻은 것 말고도 많은 것을 배우게 해주는 고전이다.


코스모스를 읽으며 우주가 얼마나 광대하고 경이로운지를 다시금 실감한다. 칼 세이건은 단순히 과학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이 우주라는 거대한 무대 위에서 어떤 존재인지 되묻는 질문을 던진다. 책을 읽는 내내 그의 문장은 마치 별빛처럼 마음속에 스며들어, 우주의 신비를 더 가까이 느끼게 한다.

그중에서도 "우리는 별의 물질로 만들어졌다(We are made of star stuff)"라는 문장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 단순한 한마디 속에는 과학적 사실과 철학적 성찰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이 문장은 우리가 단순한 지구 생명체가 아니라, 별의 폭발로 흩어진 원소들이 모여 만들어진 존재임을 일깨운다. 이를 통해 나 자신의 기원이 우주의 한 부분임을 깨닫게 되며, 동시에 내가 살아가는 이 순간조차 우주의 역사 속 한 장면이라는 경외감을 느낀다.

또한, 세이건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지구에서 누리는 모든 것은 외딴 우주 속 이 작은 행성의 생명 유지 시스템 덕분이다." 이 문장을 읽으며, 우리는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지구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칼 세이건은 우주의 광대함을 보여주면서도 우리가 사는 지구의 특별함과 소중함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이는 단순히 우주를 향한 탐구심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공간을 어떻게 보존하고 존중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책 곳곳에 담긴 철학적 통찰은 독자에게 우주의 관찰자가 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우주는 우리가 그것을 이해하길 기다리고 있다(The cosmos is all that is or ever was or ever will be)." 이 말은 우주는 우리와 무관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가 이해하고 탐구할 수 있는 대상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이해는 단순히 과학적 지식의 축적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삶과 존재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킨다.

칼 세이건은 끝없이 질문한다. "우주는 왜 존재하는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 질문들은 단순히 답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질문 자체가 우리를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책을 읽으며 느껴지는 것은 단순히 우주의 광대함에 대한 놀라움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나라는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고자 하는 갈망이다.

코스모스는 과학적 지식을 넘어, 삶의 방향과 철학적 질문을 탐구하게 만드는 책이다. 우주라는 무한한 공간 속에서 나 자신의 작은 존재를 깨닫는 동시에, 그 작은 존재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여정을 선물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더 이상 밤하늘의 별을 같은 눈으로 볼 수 없게 된다. 우리는 별에서 온 존재들이며, 동시에 우주를 이해하려는 특별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답을 찾은 듯하면서도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간다. 이 방대한 우주에 비해 우리가 한없이 작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역설적으로 현재까지 우주에 존재하는 생명체 중에 본인의 존재가 작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은 인간이 유일하다. 다른 생명체는 자신이 작은 줄 모르고 그냥 살아갈 뿐이다. 하지만 인간은 이 거대한 코스모스를 관측하고 기원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한없이 작은 존재가 처음으로 자신이 작다는 것을 인지하고 우주를 보면서 자신이 얼마나 더 작은 존재인지를 끊임없이 확인하는 과정. 이해하고, 인정하고 겸손해지고 더 넓은 우주를 탐구해야 함을 느끼는 과정, 이것은 인간의 위대함과 인간의 지적 능력이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그리고 나는 이것을 감히 우주의 새로운 대서사시라 부르고 싶다.



코스모스, 어렵지만 재밌는 책입니다. 두께만 보고, 천문학적인 내용이 있을 거란 추측만 믿고 멀리하지 말고, 읽어볼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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