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하다 보면
돈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공기가 달라진다
상담 내용은 잘 흘러가고 있는데
가격을 말하려는 찰나에
괜히 말이 느려진다
상담사들의 현실에는 늘 많은 문제가 얽혀 있다
가격 경쟁은 심해졌고
나이와 외모, 이미지까지 비교의 대상이 된다
익숙하지 않은 온라인 홍보 방식도 따라가야 하고
때로는 상담사의 마음을 소모시키는 내담자들도 만난다
그런데 이런 문제들을 하나씩 나열하려고 하면
글이 금세 무거워진다
불평처럼 보일까 봐
구차해 보일까 봐
말을 아끼게 된다
그래서 나는 질문을 조금 바꿔보기로 했다.
정말 문제가 이렇게 많은 걸까?
아니면 이 모든 일이
하나의 구조에서 반복되고 있는 건 아닐까?
상담은 관계를 전제로 하는 일이다
시간을 쓰고
마음을 쓰고
한 사람의 이야기에 마음에 오래 머무르는 노동이다
그런데 돈에 대해서만큼은
상담도 갑자기 시장의 언어로 옮겨진다
정해진 가격은 없고
비싸면 이유를 설명해야 하며
싼 가격은 언제든 비교된다
여느 직업과 같이 노동의 댓가로 받는 돈인데
유난히 단골이 되면 더 잘해줘야 할 것 같고
관계가 깊어질수록
돈 이야기는 더 어려워진다
그래서 상담사들은 기준을 잡기 힘들어진다
경쟁이 심하니 가격을 낮춰야 하는 건지
관계가 생겼으니 시간을 더 써야 하는 건지
상담을 잘하고 있다는 감각과
생활이 나아지지 않는 현실 사이에서
계속 망설이게 된다
나는 이 혼란을
상담사 개인의 능력 문제로만 보지 않기로 했다
상담이 관계의 언어로 이루어지는 동안
돈은 여전히 비교와 경쟁의 언어로만 다뤄진다면
같은 질문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보기로 했다
이 생각이 답이 되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다만 이 문제를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지 않으면
상담사들은 계속 같은 자리에서
같은 질문을 되풀이하게 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