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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의 바다를 항해하는 법

불확실한 시대를 위한 삶의 경영학

by 박수열


우리는 참으로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시대의 한복판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은 어제의 공상을 오늘의 현실로 만들고,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은 기업은 물론 개인의 삶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이러한 격변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어떤 지도를 펼치고 어떤 나침반을 따라야 할까요? 과거의 성공 공식이나 막연한 ‘감’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이 안개 낀 바다를 안전하게 건널 수 없습니다.


어쩌면 ‘경영’이라는 단어가 조금은 거창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경영이란 본질적으로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최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한 의사결정의 연속’입니다. 이는 비단 거대한 조직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는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를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 선택하며 살아갑니다. 나의 하루를, 나의 관계를, 나의 인생을 만들어가는 모든 선택이 바로 ‘삶의 경영’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이 소중한 삶의 경영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근거로 결정을 내려야 할까요?


직감의 시대는 가고, 데이터의 시대가 왔다


한때 리더의 ‘직감’은 신비로운 능력처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데이터가 부족했던 시절의 날카로운 직감은, 사실 수많은 경험이 축적되어 무의식적으로 패턴을 읽어낸 결과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막연한 감각에만 기댈 필요가 없습니다. 고객의 마음, 시장의 흐름, 자원의 효율성 같은 눈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이제는 ‘데이터’라는 언어로 명확하게 번역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객관적인 데이터에 근거하지 않고 소비자의 공감을 얻겠다는 것은, 나침반 없이 광야로 돌진하는 무모한 모험과 다를 바 없습니다.


AI와 빅데이터 기술은 이제 경영의 보조 도구가 아닌, 핵심 나침반이 되었습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눈으로는 포착하기 힘든 시장의 미세한 신호를 감지하고, 과거의 데이터를 통해 미래의 가능성을 우리 앞에 펼쳐 보여줍니다. ‘수익 경영’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원가에 이윤을 붙여 가격을 매겼다면, 이제는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이 느끼는 가치, 구매 패턴, 상황적 필요를 데이터로 분석하여 각자에게 가장 만족스러운 가격과 서비스를 제안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가격을 달리 매기는 기술을 넘어, 고객의 마음을 숫자로 이해하고 그에 맞춰 기업 활동 전체를 최적화하는 고도의 전략입니다.


자동항법장치와 조종사의 지혜


그렇다면 모든 것을 이 똑똑한 시스템에 맡기면 되는 걸까요?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기술과 인간의 조화를 고민해야 합니다. 기업의 자동화된 의사결정 시스템은 마치 비행기의 ‘자동항법장치’와 같습니다. 평온한 항로에서는 조종사의 수고를 덜어주며 완벽하게 비행하지만, 예기치 못한 난기류를 만나거나 시스템에 경고등이 켜지는 순간, 최종 판단을 내리고 조종간을 잡아야 하는 것은 결국 ‘조종사’입니다.


자동항법 장치가 있더라도 숙련된 조종사가 필요한 이유는, 언제 시스템에 의지하고 언제 직접 개입해야 할지를 판단하는 지혜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조종사는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깊이 이해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AI가 제시한 분석 결과를 맹신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결론이 나왔는지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우리 조직과 삶의 맥락에 맞게 해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술이 제시하는 날카로운 분석에 인간의 깊이 있는 통찰과 윤리적 판단력이 더해질 때, 비로소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경영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우리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그 모든 정교한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최종 목적지는 결국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경영은 차가운 수학이자 과학이지만, 동시에 사람의 마음을 얻고 함께 꿈꾸게 하는 따뜻한 인문학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어도 구성원들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 조직은 생명력을 잃은 기계와 같습니다.


진정한 리더십은 데이터를 통해 합리적인 환경을 만들되, 그 안에서 사람들이 신나게 일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데 있습니다. “고통을 분담하자”고 호소하기 전에, 우리의 자원이 과학적으로 배분되고 있는지 먼저 살펴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올바른 계산 하나가 수백 명의 복지를 지켜줄 수도 있는 것이 바로 과학의 힘이며, 그 힘을 사람을 위해 쓸 때 비로소 진정한 가치를 발합니다.


삶을 경영하는 힘, 당신의 선택은 무엇입니까?


AI 시대의 경영학은 단지 기업을 위한 생존 전략이 아닙니다. 그것은 불확실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 우리 모두를 위한 ‘사고의 틀’이자, 더 나은 선택을 내리기 위한 ‘지혜’입니다. 단기적인 성과에 매몰되기보다 장기적인 신뢰를 쌓고, 나만의 이익을 넘어 공동체의 성장을 고민하며, 지속 가능한 가치를 추구하는 태도. 이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경영의 모습입니다.


결국 경영학은 삶을 대하는 태도와 깊이 닮았습니다.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갈등을 조정하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은 조직에서뿐 아니라 개인의 삶 속에서도 끊임없이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따뜻한 마음과 날카로운 통찰을 함께 갖추는 것. 이것이 경영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요?

오늘, 당신은 당신의 소중한 삶을 어떻게 경영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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