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단절의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대화와 토론의 중요성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소통, 진정한 협력의 첫걸음

by 박수열

바야흐로 성난 사회입니다.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의견이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에 오르고, 정보 제공자와 수용자가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상황은 분명 환영할 일입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이 사용자의 정치 성향과 취향에 맞는 정보만 선별해 보여주고, 같은 견해를 지닌 사용자끼리 뭉치며 이외의 견해를 배제하는 불통 문제가 전면에 등장했습니다. 아울러 우리 사회는 이념, 젠더, 세대, 계층, 지역 등과 관련해 전례 없이 다양한 종류의 갈등과 대립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갈등이 수면 아래 가라앉기보다 세상에 드러나는 현상"은 그만큼 의견 표현이 자유로운 사회가 되었다는 방증이지만, 이 갈등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고 서로 협력해 나갈지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급하고 중대한 과제입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진정한 대화의 부재입니다. 상대를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우고, 경청보다는 논쟁에 치중하는 모습이 일상화되었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마주 앉아 제대로 하는 대화입니다. 이기기보다 이해하는 대화, 일방 지시가 아니라 쌍방 대화, 자기 목소리만 높이기보다 낮은 목소리를 경청하는 대화, 모욕하기보다 모색하는 대화, 굴복시키기보다 회복하려는 대화, 무너뜨리기보다 무릅쓰고 합의하려 애쓰는 대화, 천둥 치듯 윽박지르기보다 찻잎처럼 우러나는 대화가 필요합니다.


소통은 본래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서로 다른 배경과 경험을 가진 개인들 사이의 이해와 합의는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닙니다. 그래서 대화를 통해 합의에 이르기 위해서는 인내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단순한 의사전달이 아닌 진정한 소통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자기 생각을 조정하며, 때로는 양보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소통은 어렵더라도 반드시 이루어내야 하는 과업입니다. 상대와의 대화가 막혔다고 느낄 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대화를 이어가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서로의 이해를 넓히고 신뢰를 구축하기 위함입니다.


진정한 토론은 단순한 논쟁이 아닙니다. 특정 문제에 관해 깊이 생각하고 충분히 의논하는 과정입니다. 즉,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깊이 있게 생각하며,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누가 옳은가?'가 아닌 '무엇이 옳은가?'를 함께 고민하는 것이 진정한 토론의 본질입니다.


효과적인 토론을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원칙이 필요합니다. 첫째, 자기중심적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둘째, 상대방의 의견을 진정성 있게 경청해야 합니다. 셋째, 토론의 목적이 승리가 아닌 상호 이해와 합의에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토론을 이끄는 리더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좋은 리더는 참가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끌어내고, 건설적인 대화의 흐름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상대방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핵심을 짚어내는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진정한 토론의 핵심은 서로 알아가고 이해한 후 합의를 해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서로 알아가고 이해하는 과정이 제일 중요합니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갈등과 문제들은 진정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습니다. 이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필요한 투자입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형성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민주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도, 공통의 가치를 찾아가는 지혜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욱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진정한 대화의 시작점에 서 있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수치심의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