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시대는 없다

니체의 경고와 지금 우리의 삶

by 엠에스

<행복한 시대는 없다 — 니체의 경고와 지금 우리의 삶>


“행복한 시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이 단언은 단순한 냉소가 아니다. 그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에서 인간의 본성과 삶의 조건을 깊이 들여다보며 이 역설적인 명제를 내놓는다. 그리고 그 이유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그대로 유효하다.


첫째, 니체는 말한다. 사람들은 행복을 간절히 바라지만 정작 그것을 얻기 위한 의지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을 외부 조건에 의존한다. 더 나은 직장, 더 많은 소득, 더 큰 집이 있다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 조건을 갖춘 이들조차 불행하다고 호소하는 현실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둘째, 평온한 시기가 오면 사람들은 도리어 그것이 언제 깨질지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린다. 마치 고요한 호수에 조용히 떠 있는 배가, 오히려 폭풍을 기다리는 것처럼 흔들린다. 이는 현대인의 불안과도 닮았다. SNS로 타인의 삶을 엿보며 자신은 불행하다고 느끼고, 삶의 만족보다 위협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회적 심리가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선택이다


니체는 이런 조건 속에서도 중요한 해답을 제시한다. “행복은 삶을 대하는 태도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해, 행복은 환경이 아니라 의지의 산물이다. 행복하고 싶다면, 행복한 사람처럼 행동해야 한다. 자신의 삶을 충만하게 만들고, 그 감정에 자부심을 갖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행복한 감정'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자기 삶의 해석으로 받아들이는 주체성이다. 행복은 우리에게 오는 선물이 아니라, 우리가 부여하는 의미다. 마치 같은 비를 맞으며 어떤 이는 우울해지고, 어떤 이는 춤을 추듯이 말이다.


심리학과의 대화 — 니체를 확장하다


현대 심리학자들은 이 니체의 통찰을 뒷받침한다. 긍정심리학자인 셀리그만은 행복을 세 가지로 구성했다. ‘쾌락(Pleasure)’, ‘몰입(Engagement)’, ‘의미(Meaning)’다. 일시적 쾌락은 쉽게 휘발되지만, 삶의 몰입과 의미의 발견은 오래 지속되는 행복으로 이어진다.


또한, 정신의학자 빅터 프랭클은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 말한다. 인간은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선택할 수 있는 존재라고. 행복은 환경이 아니라 해석이며, 해석은 곧 자유다. 이처럼 니체의 ‘충만함과 자부심’은 단지 개인적 심상이 아니라, 존재의 책임감과 선택의 실천이다.


왜 우리는 여전히 불행한가? — 현대 사회에 던지는 물음


현대인들은 끊임없는 비교의 구조 속에서 살아간다. SNS는 타인의 '편집된 행복'을 실시간으로 소비하게 하고, 경쟁은 일상을 성과로 환원한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행복을 잃었다.


광고는 말한다. “이 제품만 있으면 당신도 행복해질 수 있다.” 하지만 소비는 갈증을 해소하지 않는다. 되레 더 많은 결핍을 자극할 뿐이다.


사회도 그렇다. 성장만을 강조하는 경제, 성과만을 숭배하는 조직은 '행복할 권리'를 삶의 중심에서 밀어낸다. 행복은 개인의 사적인 문제로 치부되며, 공공은 방치된다. 우리는 모두 행복을 추구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행복을 준비하는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론: 지금, 여기서 행복할 수 있는 용기


행복한 시대는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우리는 행복을 선택할 수 있다. 그것은 현실을 회피하는 낙관이 아니라, 불완전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내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용기다.


***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 네 가지 행복의 태도


1. 욕망을 점검하라.

내 행복은 내 욕망의 크기와 방향에 달려 있다. 진짜 원하는 것을 분명히 하자. 남의 기준이 아닌, 나의 삶을 위한 소망을 회복하자.


2. 행동하라.

책상 위의 ‘행복한 삶’이 아니라, 몸으로 부딪치는 삶 속에서 기쁨은 탄생한다. 걷고, 쓰고, 대화하고, 나누는 일상 속 실천을 선택하라.


3. 의미를 찾아라.

고통 속에서도 질문하라. “나는 이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 의미는 때로 고통보다 강하다.


4. 자부심을 품어라.

내가 해낸 일, 견딘 시간, 나만의 선택을 스스로 인정하라. 그 자부심이야말로 니체가 말한 충만한 행복의 뿌리다.


***


“행복한 시대는 없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은 언제나 선택할 수 있다.” 니체의 철학은 결국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 삶을 사랑하라.”


지금, 당신의 하루를 그렇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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