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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운동이 왜 유난히 힘들까

숨이 차는 그 순간, 내 몸이 보내는 메시지

by 엠에스

<여름철 운동이 왜 유난히 힘들까>

- 숨이 차는 그 순간, 내 몸이 보내는 메시지


“왜 여름만 되면 운동이 이렇게 고될까?”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 여름은 유독 우리를 지치게 만든다. 그중에서도 운동할 때의 피로감은 겨울의 추위보다 더 가혹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땀은 비 오듯 흐르고, 숨은 가빠지며, 다리는 쉽게 풀려버린다.


이것은 단순히 “더워서 그렇다”는 수준의 얘기가 아니다. 여름철 운동의 고통은, ‘내 몸의 이성적 반응’이다.


여름의 열기, 몸을 공격하다


우리가 운동할 때 느끼는 숨참과 피로감은 몸이 잘못 작동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잘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열이 나고 있으니, 제발 멈춰 달라’는 신호를, 우리는 무시한 채 계속 움직인다. 체온은 올라가고, 심장은 빨리 뛰며, 숨은 가빠진다. 이 모든 현상은 살아남기 위한 ‘방어기제’다.


우리는 흔히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한다고 믿지만,

때로는 건강을 해치는 방식으로 운동을 고집한다.


심장은 두 배로 일하지만, 근육은 지쳐간다


더운 날씨에는 피부 쪽으로 혈류를 집중시키며 체온을 식히려는 몸의 전략이 작동한다. 그러나 그 결과, 정작 운동에 필요한 근육에는 산소와 에너지가 덜 공급된다.


그래서 여름철에는 숨이 차는 것뿐 아니라, 같은 운동을 해도 성취감은 낮고, 회복은 더디다.


물만 마셔선 안 되는 이유


땀을 많이 흘렸을 때, 우리는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하지만 이 습관은 때로 몸을 더 망가뜨린다.


몸에서 빠져나간 건 단순한 물이 아니라 ‘전해질이 포함된 생명수’다. 전해질이 부족하면, 심장 박동이 불안정해지고,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며, 심지어는 의식이 흐려지는 ‘저나트륨혈증’까지 이어질 수 있다.


‘운동 후엔 이온 음료는 상술’이라고 생각했던 우리의 판단은, 사실 과학적 맥락을 놓친 오만일 수 있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면 안 되는 이유


우리는 때때로 마음을 믿는다. “예전에는 이 정도쯤은 문제없었는데…”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몰아붙인다.


하지만 몸은 나이가 들고, 환경은 변한다.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와 다르다. 특히 40대 이후부터는 심혈관계, 체온 조절, 수분 대사가 모두 약해진다.


그렇기에 여름철 운동은 자신의 신체 나이와 상태를 인식하는 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는 건, 결국 스스로를 해치는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운동해야 할까?


계절을 존중하라: 여름은 도전의 계절이 아니라 보존과 회복의 계절이다.


시간을 조율하라: 오전 6~9시, 혹은 해진 후 7시 이후로 옮기자.


강도를 낮춰라: 속도를 줄이고, 운동 시간을 반으로 나눠 쉬는 시간을 확보하자.


물보다 생명수를 마시라: 이온 음료 또는 전해질을 포함한 수분 섭취를 하자.


나를 인식하라: "이 정도는 괜찮아"라는 과거 기준이 아닌, 오늘의 컨디션을 기준 삼아야 한다.


깨달은 지혜: 여름은 교만한 몸에게 겸손을 가르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라고 말했다. 이 말은 단지 지혜의 겸양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의 상태를 정확히 직면하라는 경고이기도 하다.


여름철 운동은 우리에게 말한다.


“운동의 목적은 나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해하는 것이다.”


숨이 차는 이유는 당신이 약해서가 아니다. 그건 몸이 지혜롭기 때문이며, 그 지혜에 귀 기울일 때, 비로소 건강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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