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의 행복

by 엠에스

<까마귀의 행복>


옛날에 삶에 만족하며 살던 까마귀가 있었다. 까마귀는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어디든 마음껏 다닐 수 있다는 것에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연못가에서 백조를 보게 되었다. 백조의 눈부시게 흰 깃털과 우아한 자태를 본 까마귀는 문득 자신을 돌아보며 회의감에 빠졌다.


까마귀는 백조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새카맣게 생겼는데, 당신은 저토록 아름답고 곱게 생겼으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새일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러자 백조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겉모습만 보고 그렇다고 생각하겠지요. 하지만 사실 나는 늘 앵무새가 부럽습니다. 나에게는 흰색 하나뿐이지만, 앵무새는 두 가지 색을 지니고 있으니까요.”


까마귀는 앵무새를 찾아가 같은 말을 건넸다. 그러나 앵무새는 씁쓸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나도 한때는 행복했지요. 하지만 공작을 본 순간, 내 마음은 무너졌습니다. 나는 고작 두 가지 색뿐이지만, 공작은 수십 가지 화려한 빛깔을 지니고 있으니까요.”


이 말을 들은 까마귀는 공작을 찾아 동물원으로 갔다. 그곳에는 공작을 보기 위해 모여든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까마귀는 문이 닫힐 때까지 기다린 끝에야 공작을 만날 수 있었다.


까마귀는 감탄하며 말했다.

“당신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보기 위해 모여드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새는 분명 당신일 겁니다. 나는 사람들이 보면 쫓아버리려 하지만, 당신은 늘 환영받고 있잖습니까?”


그러자 공작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슬픈 목소리로 대답했다.

“사람들은 나를 아름답다고 하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나는 자유를 잃고 이 좁은 새장 속에 갇혀 있습니다. 나는 단 한 번도 하늘을 마음껏 날아본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나는 늘 이렇게 생각하지요. ‘만약 내가 까마귀라면 얼마나 좋을까? 어디든 마음껏 다닐 수 있을 텐데.’”


그제야 까마귀는 깨달았다. 행복은 외부의 화려함이나 남의 시선에 있지 않다는 것을.


철학적 성찰


이 짧은 우화는 인간이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모습을 투영한다. 심리학자 리처드 이스털린(Richard Easterlin)은 이를 ‘이스털린 역설(Easterlin Paradox)’이라 설명한다.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설 때, 더 많은 돈이 반드시 더 큰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행복은 절대적 조건보다 상대적 비교에 더 크게 흔들리기 때문이다.


루소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비교는 인간 사회의 불행을 낳는 씨앗”이라 말했다. 비교가 시작되는 순간, 자신이 가진 것의 가치를 잊고 남이 가진 것만 보게 된다. 결국 행복은 타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받아들이고 누릴 줄 아는 능력에서 비롯된다.


불교에서도 이를 “족함을 아는 자(知足者)”라 했다. “지족 지락(知足之樂)”, 즉 스스로 만족할 줄 아는 삶이야말로 가장 큰 행복이라는 가르침이다. 반대로 끝없는 비교와 욕망은 불행의 근원, 곧 “무명(無明)”의 사슬이 된다.


공작은 아름다움 때문에 감옥에 갇혔고, 까마귀는 ‘평범함’ 덕분에 자유를 누릴 수 있었다. 이것은 우리가 가진 조건이 때로는 단점처럼 보이지만, 다른 관점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마무리


행복은 남과 비교할 때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만족할 때 생겨난다. 비교는 끝이 없지만, 감사와 만족은 지금 이 자리에서 완성된다. 진정한 행복이란, 자신이 가진 것의 소중함을 알고 그것을 누리는 삶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