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래여거(如來如去)

by 엠에스

<여래여거(如來如去)>


우리는 자주 붙잡으려다 지친다.

사람을, 기회를, 성취를, 젊음을, 건강을.

그러나 세상은 한 번도 붙잡히라고 존재한 적이 없다.


계절이 머무르지 않듯,

밤이 아침을 소유하지 않듯,

삶의 모든 것은 잠시 들렀다가 떠난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제행무상이라 부른다.

모든 것은 변하고, 제법무아라 말한다.

그 어떤 것도 ‘내 것’으로 고정되지 않는다.


이 진리는 종교적 교리가 아니라

삶을 가볍게 사는 기술에 가깝다.


지혜로운 삶이란

더 많이 가지는 삶이 아니라,

떠날 수 있음을 미리 받아들이는 삶이다.


올 때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라고 말할 수 있고,

갈 때는

“여기까지여도 괜찮다”라고 말할 수 있는 태도.


그래서 명상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라,

붙잡지 않는 연습이다.


호흡이 들어오면 들어오게 두고,

나가면 나가게 두듯

생각도, 감정도, 관계도

억지로 붙들지 않는다.


우리가 괴로운 이유는

상실 때문이 아니라

상실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이미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것들을

억지로 머물게 하려 할 때

삶은 무거워진다.


부처를 가리키는 말 가운데

여래여거라는 이름이 있다.

그렇게 왔고,

그렇게 갔다는 뜻이다.


삶도 그렇다.

여여하게 오고,

여여하게 가는 것.


오면 오도록 두고,

가면 가도록 허락하라.


그 순간 우리는

무책임해지는 것이 아니라

가장 자유로워진다.


놓아버릴 줄 아는 사람만이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왔다가 가는 것.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삶은 더 이상 싸움이 아니라

조용한 흐름이 된다.


그리고 그 흐름 속에

우리가 찾던 평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