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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예절 문화 현실

글로벌 시대에 맞도록 개선 발전시켜야 한다.

by 엠에스

외국인들이 한국에 처음 와서 가장 먼저 느끼는 강한 인상 중 하나는 바로 한국인 특유의 예절 문화이다. 겉으로 미소 짓고 깍듯하게 인사하며 때론 몸짓 하나까지 세세하게 신경 쓰는 모습이 외국인의 눈에 매우 흥미롭고 때론 낯설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점이 외국인의 시선에서 좋게 또는 어렵게 보이는 걸까요?


고개 숙여 인사하기

한국에서 가장 기본적인 예절은 바로 인사이다. 외국인들에게는 이 인사법이 무척 독특하고도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서양권 문화에서 가벼운 악수나 하이(Hi)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면, 한국인은 나이가 많거나 직급이 높은 상대를 만났을 때 몸을 거의 90도 가까이 숙여야 한다.


‘안녕하세요’라는 말을 넘어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동작 자체가 문화 충격으로 다가온다. 공항이나 식당, Shop, 모임 등 어디에서나 고개를 꾸벅 숙이는 모습은 정말 “예의 바른 나라”라는 인상을 남긴다. 오랜 유교 전통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외국에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대등하게 서로 부둥켜안고 반갑게 표현하는 반면 한쪽에서 90도 숙이고 다른 쪽은 고개만 끄덕이는 것은 왠지 낯설어 보일 것이다.


의례적 “죄송합니다”

또 하나 “죄송합니다”라는 표현을 습관처럼 자주 사용한다. 작은 실수나 혼잡 상황, 혹은 길을 잠시 막았을 때에도 곧바로 “죄송합니다”라고 말한다. 외국인의 “I’m sorry”는 다소 신중한 표현이기에 한국인의 ‘사과 남발’은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외국인들은 저 정도는 사과할 일이 아닌데 하면서도 한국인이 상대방을 배려하려는 마음이 강하다고 인식한다. 한편 다양한 상황에 대한 뚜렷한 기준이 모호하여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한국에서는 처음 만나면 곧잘 나이를 묻는다. 이는 무례하게 여겨지는 서양권과 달리 한국에서는 관계 설정을 위해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나이에 따라 언어가 달라지고 행동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나이가 같으면 쉽게 말을 놓지만 나이 차가 있으면 윗사람에게 높임말을 쓴다.


이 체계가 외국인에겐 복잡하게 느껴진다. “왜 같은 해에 태어났다고 해서 바로 편하게 말해도 되는지?”, “나이로 모든 관계가 구분되는지?” 등 의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형, 오빠, 누나, 언니, 선배, 후배, 선생님, 회장님, 사장님, 이사님, 부장님, 과장님, 대리님…” 한국은 상대방의 사회적 위치와 나이를 동시에 고려하여 부르는 호칭이 다양하다. 초면에 곧바로 이름을 부르는 서양권 문화와 비교하면 복잡하고 수용이 어려울 수 있다. 한국식 호칭 체계는 복잡하지만 동시에 친밀감을 형성하고 사회적 위계를 존중하는 역할을 한다.


사실은 한국의 서열 문화는 외국인들이 굉장히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나이, 사회적 지위, 관계 등 기준이 애매하고 민주적 질서에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반말, 존댓말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우면서 가장 당혹스러워하는 부분 중 하나가 이 존댓말, 반말이다. 영어에는 없는 개념이므로, 어떤 상황에서 존댓말을 해야 하고, 언제 반말을 써야 하는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사소한 말 한마디라도 존댓말을 잘못 쓰면 상대를 어색하게 만들 수 있고 반대로 반말을 잘못 쓰면 무례하다고 한다.


외국인들이 이해하기에는 기준이 나이인지, 사회적 지위, 개인적 관계인지 애매하고 어렵다.


식사 예절

식사 장면에서 Main Dish 외 반찬, 수저 등 다채로운 풍경을 목격한다. 한 상 가득 놓여 있는 반찬을 함께 나누어 먹는 모습은 다분히 공동체적이다. “한국에선 이렇게 반찬을 같이 떠먹는구나!” 하고 놀라는 이들이 많다. 식사를 시작하기 전, 어르신이나 직장 상사의 수저가 먼저 들려야 하는 관습도 신기해한다. 서양권에선 아이가 먼저 먹어도 자연스럽지만, 한국에서는 윗사람이 숟가락을 들면 그제야 함께 먹기 시작하는 경우가 흔하다.


위생관념이 철저한 외국인 기준에서 볼 때 반찬을 자신들의 수저로 공동으로 먹는 문화는 충격적일 수 있다.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술 예절

직장 회식이나 친구 모임에서 술잔을 서로 주고받으며 “한 잔 받으세요”라고 권유하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술도 함께 즐기는 분위기가 중요한 조직문화에 스며들어 있다. 선배나 상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아랫사람은 두 손으로 잔을 받고 고개를 살짝 돌려 술을 마시는 것이 예의로 여겨진다. 이 섬세한 행동을 처음 본 외국인들은 “뭐가 그리 복잡하지?” 하면서도 동시에 소소한 디테일에 감탄하곤 한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잔을 돌리면서 무리하게 권하는 술 문화에 다소 충격을 받는다.


많은 외국인들이 오랫동안 머무른 뒤 한국인에게서 느껴지는 가장 큰 특징으로 ‘정(情)’을 꼽는다. 이는 말 그대로 따뜻한 인정, 공동체 의식, 배려심 등을 포괄적으로 의미한다. 직장 내에서 후배나 신입 사원을 적극적으로 돕고, 친구가 어려운 상황이면 호주머니를 털어서라도 돕는 모습이 ‘정 많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밥값을 몰아서 내는 장면 역시 정서적으로 남을 챙기는 표현이다. 서양에서는 계산을 깔끔하게 ‘각자 내기’ 하는 문화가 발달했다면 한국에서는 “내가 한턱 쏠게!”라는 풍경이 흔하다.


‘정’의 부정적 측면은 이를 바탕으로 한 끼리끼리 문화, 주기주도적 의사 표현으로 받는 사람 입장을 고려치 못하는 일방적 내리사랑이라는 문제도 있다.


눈치

눈치라는 한국어를 외국어로 정확히 번역하기는 쉽지 않다. 단순히 “Reading the Room” 정도로 설명 가능하지만, 사실 눈치는 단순한 분위기 파악을 넘어 강력한 사회적 윤활제로 작용한다. 한국인은 대체로 직접적 표현보다 에둘러 말하는 것을 예의로 여긴다. 그래서 눈치를 살펴가며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고 갈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예컨대 회식에서 상사가 권유하는 술을 마시기 부담스러워도, 눈치를 보고 거절보다는 살짝 마시는 시늉이라도 하려 하는 식이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고 왜 눈치만 보지?”라고 의아해하지만, 한국인에게 눈치는 체면을 지키고 관계를 부드럽게 유지하는 중요한 기술이다.


상명하복

낯선 예절 문화 중 하나가 ‘상명하복’ 식 관행이다. 물론 수평적 조직문화를 지향하는 회사도 늘고 있지만 거의 무의식적으로 아직도 윗사람 의견에 반기를 들지 않는 분위기가 강하다. 외국인들은 “민주적으로 의견을 나누는 것보다, 윗사람 명령을 따르는 게 우선인가?”라는 인상을 받을 때도 있다. 회의석상에서도 직급이 높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이 발언하면 대체로 공감을 표하고 따라가는 문화가 여전하다. 외국인들은 이런 장면에서 한국의 위계질서를 다시금 실감한다.


이런 문화는 조직의 과도한 위계질서로 인하여 창의적 발상을 제한하고 개인의 무관심과 무책임이 확산될 수도 있다.


회식과 야근

긴 야근을 마친 뒤에도 함께 술자리를 가지는 분위기는 외국인들에게 생소하다. “일이 끝났으면 각자 집에 가지 않나?” 싶지만, 한국에서는 팀워크와 친목을 도모한다는 명목으로 회식이 종종 이어진다. 물론 회사 내 개인적 친분을 쌓는 기회가 되기도 하다.


외국인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여 이런 부분에서 문화 충격을 크게 느낄 수 있다.


SNS에서의 존칭

개인 SNS에서도 한국인은 윗사람이나 연장자를 언급할 때 자동으로 존댓말을 사용한다. 가령 “00님, 생일 축하드립니다!”라고 올리거나, 댓글에서도 예의를 갖춘 말투를 쓴다. 외국인들은 사적인 SNS 공간까지 예절을 지키는 모습에 신기함을 표한다.


젊은 세대

한국의 MZ세대들은 이전 세대보다 개인주의, 수평적 문화를 더 선호한다. 직장에서 나이나 직급보다는 실력을 중시하고 불합리한 예절 문화를 거부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존댓말’이나 ‘눈치’ 같은 전통적인 요소는 아직도 여전하다. 한국도 많이 변하고 있구나 느끼지만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예절 규범이 강하다는 평이 나온다.


외국인에게 불편한 한국식 서열 문화

한국 사회에서 인간관계나 직장, 학교, 사회적 모임에서 등장하는 상하 관계를 강조하고 그에 따른 서열을 중요시하는 문화는 종종 개인의 실력이나 능력보다는 나이, 직위, 학력, 출신 등과 같은 사회적 지위에 따라 존중과 대우를 받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문화권에서 온 사람은 굉장히 적응하기 어렵겠죠. 한국 방문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글로벌 시대, 융합과 갈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한국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시대가 되면서, 서로 다른 예절 관습이 충돌하거나 융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회사 내에서 한국식 예절을 고집하면 외국인 직원들이 불편해하기도 하지만, 서양 매너와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 “한국적인 매력”을 살리면서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가는 ‘하이브리드 문화’가 만들어진다.


한국식 예절의 미래,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를 보고 때로는 “과도하게 예의를 차린다”라고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이렇게까지 상대방을 배려하는 건 부럽다”라고 호의적이기도 하다. 결국 한국식 예절은 집단주의와 유교적 가치관에서 기인한 것이지만 급변하는 글로벌 시대에 맞게 새롭게 진화해야 한다.


K-팝, K-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해외 팬들이 아이돌의 예의 바른 태도나 무대 뒤 ‘인사 법’을 보고 놀라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한국적 예절’이 글로벌 문화로 확장되는 하나의 예이기도 하다.


한국식 예절은 분명 인간관계를 유연하고 부드럽게 만드는 장점이 크다. 그러나 집단주의, 권위주의나 강압적 서열문화의 부정적 비판도 존재한다. 아직도 남아있는 장유유서, 남존여비, 부부유별 등 일부 유교적 습관은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 앞으로는 한국 사회가 수평적이고 열린 문화를 도입하면서도 장점인 ‘배려와 존중’은 살려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심함 속에 깃든 따뜻한 마음

한국식 문화의 뿌리에는 ‘관계와 조화를 중시하는 공동체적 사고방식’, ‘상대를 배려하려는 따뜻한 마음’이 자리한다. 때로는 지나친 형식적 예의가 문제 되기도 하지만, 그 기본 토대는 사람 간의 소통과 유대감을 돈독히 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인사 예절, 식사 예절 하나가 달라도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문화라는 것은 곧 그 민족의 역사적 ‘무의식’이 반영된 결과물임이 분명하다.


한국식 예절은 끈끈한 인간관계와 타인을 배려하는 정(情)의 산물이다. 이 점이 한국 문화를 경험한 외국인들에게 놀라움과 호기심을 동시에 가져오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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