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욕망 없이 살 수 있는가
― 인간은 욕망 없이 살 수 있는가
인간은 욕망 없이 살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인류가 오래전부터 던져 온 철학적 질문이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무엇인가를 원하며 살아간다. 배고프면 음식을 원하고, 외로우면 관계를 원하며, 성장하면서는 인정과 성공을 원한다. 욕망은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며, 삶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에너지이기도 하다.
따라서 대부분의 철학은 욕망 자체를 완전히 부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욕망의 존재가 아니라 욕망에 끌려다니는 삶이다. 욕망이 삶의 방향을 정하는 순간 인간은 끝없는 결핍 속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욕망을 이해하고 다스릴 수 있을 때 그것은 인간을 성장시키는 힘이 된다.
그래서 오래된 지혜들은 한 가지 공통된 메시지를 전한다. 욕망을 없애려 하지 말고 욕망과 올바른 관계를 맺으라는 것이다.
욕망을 바라보는 첫 번째 지혜: 충분함을 아는 마음
중국 고전 철학은 욕망을 다스리는 가장 중요한 덕목을 ‘지족(知足)’, 즉 충분함을 아는 마음이라고 보았다. 중국의 사상가 Laozi는 『도덕경』에서 이렇게 말했다.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부유하다.”
이 말의 의미는 단순하다. 많이 가진 사람이 부자가 아니라 이미 충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진짜 부자라는 것이다.
욕망은 늘 더 많은 것을 요구하지만 만족은 지금 이 순간을 바라볼 때 생긴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욕망을 따라 끊임없이 달리기보다 삶의 속도를 가끔 멈추고 자신에게 묻는다.
“지금 나는 이미 충분하지 않은가?”
이 질문은 인간의 욕망을 잠시 멈추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욕망을 바라보는 두 번째 지혜: 욕망을 관찰하는 마음
불교는 욕망을 인간 고통의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보았다. 불교의 창시자인 Siddhartha Gautama는 인간의 고통이 집착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욕망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욕망 그 자체보다 집착 때문이다.
어떤 것을 원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이루어져야만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 순간 집착이 시작된다.
그래서 불교 수행에서 중요한 태도는 욕망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욕망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지금 내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이 욕망은 정말 필요한 것인가.”
이렇게 욕망을 바라볼 수 있을 때 인간은 욕망의 노예가 아니라 욕망의 관찰자가 된다.
욕망을 바라보는 세 번째 지혜: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스토아 철학 역시 욕망을 다스리는 중요한 지혜를 남겼다. 스토아 철학자 Epictetus는 인간의 삶을 두 가지로 구분했다.
우리에게 달려 있는 것과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은 것.
명예, 타인의 평가, 운, 결과 같은 것들은 대부분 우리의 통제 밖에 있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과 태도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문제는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할 때 생긴다. 그 순간 욕망은 불안과 스트레스로 변한다.
그래서 스토아 철학은 이렇게 말한다.
“바꿀 수 없는 것을 내려놓을 때 삶은 훨씬 가벼워진다.”
욕망은 삶의 방향을 묻는 질문이다
욕망을 다스린다는 것은 욕망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욕망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을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것을 강하게 원할 때 그 욕망 뒤에는 보통 더 깊은 감정이 숨어 있다. 돈을 원하는 이유는 안전을 원하기 때문일 수 있고 성공을 원하는 이유는 인정받고 싶기 때문일 수 있으며 많은 것을 소유하려는 이유는 마음속 불안을 달래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그래서 욕망을 이해한다는 것은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풍요로운 삶과 자유로운 삶
인간은 욕망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 그러나 욕망과의 관계는 바꿀 수 있다. 욕망이 우리를 끌고 가는 삶은 피곤한 삶이 된다. 하지만 우리가 욕망의 방향을 선택할 수 있을 때 삶은 훨씬 자유로워진다.
조금 덜 비교하고 조금 덜 집착하며 조금 더 현재를 바라보는 삶. 그때 우리는 깨닫게 된다. 행복은 더 많은 것을 소유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더 자유로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데 있다는 사실을.
삶의 가장 큰 풍요
인생의 어느 순간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는다. 많이 가진 사람이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자유로운 마음을 가진 사람은 대개 평온하다.
그래서 삶의 가장 큰 풍요는 많이 소유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욕망에 끌려다니지 않는 마음에 있다. 욕망을 이해하고 욕망을 바라보고 욕망을 선택할 수 있을 때 그 순간 인간은 비로소 자유로운 존재로 살아가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