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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은신처

고뇌에 찬 남자에게 은신처를 만들어줘라

by 엠에스

일반 현황

언제부터 인지는 정확히 몰라도 우리 생활공간에서 남자들이 쉴만한 공간이 없어졌다. 오늘날 대부분 사람들이 아파트 생활로 살아가고 있고 주택에 있더라도 그 구조나 용도들이 아파트 구조와 비슷한 공간 설계로 편하게 생활한다. 4인 가족 중심이 표준적인 생활공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거실, 안방, 서재, 부엌, 작은방 두 개 정도가 일반적이다. 보통 서재가 남자들의 공간이고 안방은 부부간 공간이지만 실제는 여자의 공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고 작은 방은 자녀들의 공간이며 자녀 출산 전에는 주로 옷장이나 운동, 취미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자녀가 생기고 식구가 늘어나다 보면 어느새 남자의 서재가 점점 좁아지고 급기야 서재의 개념은 사라지고 다른 목적으로 전용이 되어 남자의 공간이 아예 없어지게 된다. 남자가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어도 마땅히 쉴 공간을 찾지 못해서 방황하게 된다. 그리고 서재의 개념은 자기 계발을 위한 공부만을 위한 장소는 아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가끔 우울하고 고민이 있을 땐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자기 정화의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남자의 은신처 필요 이유

남자는 흔히 강한 존재로 여겨진다. 어린 시절부터 “남자는 울면 안 돼”, “강해야 한다”,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자라온 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사회적으로도 남성은 감정을 절제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묵묵히 참아내며, 문제를 혼자 해결하는 것이 마땅히 해야 할 미덕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자가 감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이는 감정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스트레스와 피로가 쌓이게 된다. 그리고 그 피로가 한계에 도달했을 때, 남자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은신처’을 찾게 된다.


옛날 원시 시대의 남자들은 사냥을 하다 상처를 입으면 자신의 은신처로 돌아와 몸을 회복하고, 다시 사냥을 준비하며 생존을 위한 에너지를 충전했다. 자신의 은신처는 단순한 쉼터가 아니라 상처를 치유하고 안전을 확보하며, 다음 도전을 준비하는 공간이었다. 현대의 남자들에게도 자신의 은신처는 같은 의미를 가진다. 사회와 가정에서 끊임없이 역할을 수행하는 남자는 때때로 지치고 내면의 상처를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 이때 자신의 은신처는 와이프, 자녀, 또는 외부로부터 단절되어 스스로를 정리하고 감정을 회복하며 다시 나아갈 힘을 기르는 공간이 된다.


원시 시대의 자신의 은신처가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였다면 현대의 자신의 은신처는 정신적, 감정적 생존을 위한 필수 공간인 셈이다. 남자가 자신의 은신처에 들어가는 것은 도피가 아니라, 더 강한 자신으로 돌아오기 위한 본능적 과정이다. 이는 실제로 남자의 심리가 작동하는 방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남자의 은신처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쉼터이자 치유 공간이며 재충전을 위한 장소다. 세상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달려가야 하는 남자들에게 이 자신의 은신처는 단순한 도피처가 아니라 다시 세상에 나가기 위한 숨 고르기의 역할을 한다.


남자의 문제 해결 본능.

남자와 여자는 감정을 다루는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남자는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고민이 생기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반면, 여자는 힘들 때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공감과 위로를 받는 방식으로 감정을 정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많은 여성들은 남자가 갑자기 말이 없어지고 혼자 있으려 하면 “나에게 마음이 떠난 걸까?”, “우리 관계에 문제가 생긴 걸까?” 하고 걱정할 때가 많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남자가 자신의 은신처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상대방에게 무관심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감정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남자는 문제를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기보다는 혼자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만약 회사에서 문제가 생기거나, 경제적인 부담을 느끼거나, 인간관계에서 갈등이 생긴다면, 그는 무작정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기보다는 먼저 머릿속으로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자는 왜 굳이 자신의 은신처에 들어가야 할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혼자 있어야만 감정을 정리하고 다시 힘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은신처에서 남자는 자신을 추슬러야 한다. 감정의 균형을 맞추고, 상처를 치유하며, 삶의 방향을 다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쌓여만 가는 스트레스가 결국 폭발하게 되고 결국 주변 사람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남자의 은신처는 재충전 공간.

남자의 은신처는 물리적으로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심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하루 종일 직장에서 사람들과 부딪히며 일하고, 가정에서는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하고, 친구들과 관계에서도 어른스럽게 행동해야 하는, 남자들은 쉬지 않고 ‘사회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처럼 끊임없이 누군가를 위해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남자는 때때로 자신을 잃어버릴 위험에 처한다.


만약 자신의 은신처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감정을 해소하지 못하고 스트레스가 쌓인다.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나고 예민해진다.

주변 사람들과 관계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삶의 원동력을 잃고 무기력해질 수 있다.


반대로 적절한 시기에 자신의 은신처에서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남자는 다시 긍정적인 에너지를 회복하고 더 나은 남편, 더 좋은 아버지, 더 성숙한 남자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남자의 은신처는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까?

심리적 안정감 제공한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을 진정시킨다.

자아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들여다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고민할 수 있다.

창의성과 집중력을 회복할 수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을수록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감정 조절 능력 향상이 된다. 혼자 있는 동안 감정을 가라앉히고 충동적인 행동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좋은 가족 관계를 위한 공간.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남자의 자신의 은신처를 “가족과 멀어지기 위한 장소”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자신의 은신처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내고 난 후 남자는 더 안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가족에게 돌아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의 은신처는 결국 가족과의 관계를 더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결의 공간이기도 하다.


남자들은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너무 지쳤어. 그런데 아내가 내 상태를 이해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솔직히 지금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은데 말을 안 하면 오히려 오해할 것 같아.”

“혼자 있고 싶다는 말을 하면 혹시 서운해할까?”


이러한 걱정 때문에 남자는 때때로 자신의 은신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하지 못한다. 하지만 정작 아내가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도 돼”라고 이해해 준다면 남자는 더욱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아내는 남편의 은신처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해 주기

너무 오래 자신의 은신처에 머무르면 조용히 관심을 표현하기

그 시간이 관계를 멀어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돈독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믿기


반면에 남자도 자신의 은신처가 가족과의 소통을 차단하는 벽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무조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오히려 아내와의 관계가 소원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남자는 자신의 은신처에 들어가기 전에 아내에게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요즘 생각할 게 많아서 조금 혼자 있고 싶어. 너무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

“잠깐만 내 시간 좀 가질 게. 그러고 나서 우리 이야기하자.”

이렇게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면, 아내도 그 시간을 이해하고 기다려 줄 것이다.


은신처에서 나온 남자는 더 강해진다.

남자는 자신의 은신처에서 쉬고 감정을 정리하고, 상처를 치유한 후 다시 세상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렇게 회복된 남자는 가족과 더 좋은 관계를 맺고, 삶을 더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다.

좋은 남편이 되려면 먼저 나 자신이 건강해야 한다.

좋은 아빠가 되려면 나에게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

좋은 사람이 되려면 혼자만의 공간에서 내면을 다듬어야 한다.


남자의 은신처는 도피처가 아니다. 그것은 더 나은 삶을 위한 준비의 공간이다. 고뇌에 찬 남자의 공간이 없다면 한번 깊게 생각해 보라. 남자가 자신의 은신처에 들어갈 때 그 시간을 이해하며, 기다려 줄 수 있는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러면 남자는 반드시 더 단단하고 따뜻한 모습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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