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hms의 Tragic Overture

4월초 금산사 찻집에서 들은 곡이 그것이었다.

by 강홍석

4월초 어느 날, 가까운 금산사에 갔다. 오후 2시 조금 못되었나? 주차장에서 내려 걷기 시작하는데 을씨년스러워 비가 오려는가 하고 잠시 멈칫하고 우산를 챙겨야 하나 잠시 생각하다, 그냥 무시하고 차로를 따라 난 보행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한 10분쯤 걸어 절로 들어가는 다리로 올라 섰다. 그 근처에 예전에 한방 찻집이 있었는데, 옆 눈짓을 하니 그 건물에 침묵이 흐른다.


거기서부터 한 스무 발자울을 앞으로 가면 사대문이 넓은 들 한가운데 덩그러니 서있다. 우리 아들이 어릴때 사대천왕들의 눈이 크고 무섭다고 그 안으로 가지 않고 슬그머니 돌아가던 생각할때 마다 혼자 속으로 웃음이 나온다. 그게 한 30년쯤 전일이니, 나는 이제 누가 봐도 노년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날은 좀 특별한 날이었던가 보다. 나는 항상 어디를 가던 디카페인 커피를 따뜻하게 보온병에 타서 운전석 옆에 두고 생각날때마다 마신다. 그러니까, 그 날도 아직 뜨거운 그 커피를 몇번 마시고 내렸다. 그런데, 금산사 사대문을 지나 대웅전으로 걷던중 날이 갑자기 더 추워졌다. 나이들면 그런 추위에 민감해진다. 갑자기 따뚯한 커피나 쌍화차가 생각나서인지 항상 지나치기만 하던 절에서 운영하는 찻집에 들어 섰다. 그건 나보다 내 짝이 그러길 바라는 눈치였다. 정말 생각하지도 못하게 그 찻집으로 들어 섰다. 거기서, 창밖을 보고 있으니 따스하고 좋다. 앞 자리에 어떤 50대쯤 되어 보이는 여자가 혼자 차를 마시다 시선을 어디다 둘지 몰라 한다. 우리를 의식한 것인가? 조금 있다 옆으로 길게 난 유리창 밖으로 대웅전과 넓은 뜰이 보이고 눈이 온다. 내 짝이 좀 신이 나는듯 아주 오랫만에 둘이 찻집에 앉은 기분이 조금은 들뜬가 보다. 그건 말 안해도 전해져 오는 느낌이다. 한참 같이 앉아 무슨 차와 떡을 먹으며 있었다. 떡은 차와 딸려 나오는 것이다.


또 좀 있으니 귀에 익은 음악이 라디오에서 흘러 나온다. 저건 Brahms이다. 그런데, 곡 이름이 뭐던가? 교향곡 2번이던가? 그리고, 집에 와서 평상시로 돌아 왔다.


3주쯤 지나 Youtube primium 음악을 들으려니 Brahms가 눈에 띈다. 예전에 많이 듣던 곡이다. "Tragic Overture". 짧은 서곡이지만 Brahms의 우수가 진하게 느껴지는 곡이다. 그 때 그 곡이 이것이었지. 제목부터 너무 슬프다 해서 언젠가 부터 안듣던 곡. 그러나, 그 후 가끔 그 곡을 다시 듣는다.


3,4년전 코로나가 창궐하기 직전 Brahms, 뉴욕의 떨네미 만나러 갔다 링컨 센터에서 그의 피협 2번을 관람한 일이 있다. Brahms는 피아노 보단 관현악이 훨씬 더 멋지다. 그때 교향곡 4번을 들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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