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월수입 20만원, 그들에게 행복이란

과테말라인들을 보며 삶을 되돌아보았다.

by 김준

필자는 2013년 9월부터 현재까지 과테말라에 거주 중이다. 멕시코 국경 바로 밑에 붙어있는 중남미에 속하는 나라다. 과테말라에서의 삶은 그렇게 윤택하지 않다. 치안이 좋지 않아 10시 이후에는 외출을 삼가하는 것이 좋고, 또한 평균 소득도 낮고 빈부격차도 큰 편이다. 절대적으로 돈이 많은 사람이 더 큰돈을 벌고 평균에 속하는 시민들은 현실적으로 큰돈을 버는 것은 1프로 내외라고 말하고 싶다.


각박한 세상 속 감사함을 잃어가는 우리

큰돈이라 하면 일반적인 직장인들보다 높은 월수입 천만 원이나 부자 같은 걸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 큰돈의 기준은 다르다, 그저 하루를 견딜 수 있음에 감사함이다. 극빈곤층의 사람들은 하루에 5천 원 남짓한 돈을 벌고 이 또한 날마다 다르다. 5천 원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것을 상상해 보라. 5천 원으로 식비를 감당하는 것이 아닌 하루 5천 원씩 한 달을 쉬지 않고 꼬박 일할 수 있다면 약 15만 원을 벌 수 있다. 이 돈으로 집세부터 식비까지 감당하는 삶이다.

중산층은 큰 부족함 없이 적당한 취미생활을 하며 살 수 있고 한 달에 약 80만 원에서 많게는 120만 원까지 수입을 올린다. 이 돈은 과테말라에서 굉장히 큰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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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빈곤층은 보통 하루 현장 노동직을 전전하거나 길에서 구걸하며 겨우겨우 번 돈으로 하루 가족과 나눠 먹을 수 있는 200원짜리 옥수수 과자와 콜라를 사 먹는다. 몇 시간을 걸어 다니거나 미국폐차장에 있는 스쿨버스를 수입해 수리한 나머지 덜덜거리는 허름한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한번 이용료 100원 정도 된다. 운전 중에 신호등 앞에 설 때마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가리지 않고 차들 앞에 서서 정중하게 손을 모으고 돈을 구걸하거나 어려운 형편에 재능이 넘치는 사람들은 서커스 쇼에서나 볼법한 마체테로 저글링을 하거나 리오넬 메시 못지않은 현란한 축구 프리스타일을 선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100원짜리 동전 하나라도 주는 운전자는 드물다. 매우 가슴 아픈 일이다.


한때 교만하고 이기적인 삶을 살았다. 현재 인생 최저 수입을 찍은 필자의 기준으로 삶에서 심리적, 생활고, 이혼이 겹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월세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있다. 이렇게 힘들다 보니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인다. 위험한 나라라는 것을 핑계로 창문을 살짝만 내리고 동전하나 건네주는 수고로움을 감수하기 싫었다. 스타벅스 커피를 사 먹고 남은 500원짜리 지폐를 하루를 콜라로 버티는 그들에게 선뜻 베풀지 못하고 오히려 내가 모아서 다음에 커피 사야겠다는 이기적인 마음을 가졌다. 대뜸 차 유리에 세제를 뿌리고 창문을 닦으며 돈을 받으려 하는 그들이 짜증 나기까지 했다. 쉽게 돈을 벌려는 궁리를 하는 필자와는 다르게 그들은 사람들 앞에서 정중히 부탁하며 필자는 못하는 묘기를 부리며 그 대가로 돈을 받으려 노력한다. 그런 부분에서 그들은 존중할 줄 아는 나보다 분명히 나은 인간이다. 혹여 아무도 돈을 안 주더라도 웃으며 운전자들에게 손인사를 하며 쓸쓸히 신호등 앞에서 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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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수입은 15만 원 언저리로 구할 수 있는 집은 수도에서 쓰레기 소각장이나 산에 위치한 월세 5~10만 원 정도 되는 양철판을 덧대어 지은 집이다. 화장실은 없거나 옆집과 공용으로 쓰고 전기 또한 전문가가 아닌 자체적으로 불법으로 연결해 위험하다. 이들보다 조금 더 높은 수입을 올리는 사람들은 산 비탈길이나 매일 살인이 일어나는 위험지역에 회색 콘크리트 벽돌로 지어진 집에 약 12만 원 월세를 내며 산다. 허구한 날 들리는 총성은 그들에게 익숙해서 또 누가 죽었구나 생각하고 넘어갈 정도이다. 보통 일자로 된 구조에 여러 방이 있어 주민들과 얼굴을 맞대고 사는 것이 당연하며 원룸크기에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산다.


그들은 절대로 스타벅스 커피를 마실 수 없고 마티즈는커녕 90년대 중고차도 탈 수 없으며 평생 고생할 운명인걸 내심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월세를 낼 집이 있다는 것과 콜라 한잔과 함께 그저 가족이 곁에 있다는 것에 행복하다. 그들은 없는 삶에도 빵 하나를 나누어 먹으며 인스턴트 팥 한 캔을 온 가족이 나눠먹는다. 중산층들을 보며 불공평하다 생각하지만 그들을 절대 질투하지 않으며 그들이 탑승한 기차에서 창밖에 경치를 보며 그들의 기찻길을 따라갈 뿐이다.


필자는 나름대로 20대치곤 힘든 삶이라 생각했다. 그들에 비하면 호화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부끄럽다. 지금 카페에 앉아 아메리카노 한잔과 함께 글을 쓰고 있고 보석 같은 아이들이 있고 내가 그들에게 서툰 아빠일 수 있음과 주변 소중한 사람들에게 소소하게 베풀 수 있음에 감사하다.


우리는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고 배우고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여행이나 이민을 간다. SNS나 유튜브에서 성공사례만 보며 돈 버는 법 등등 항상 비교하며 위만 바라본다. 시야를 넓히고자 가는 여행이 언제부터 외국에서의 이쁜 카페와 화려한 관광지, 호화로운 삶만 보는 것이 돼버렸을까? 필자는 시야를 넓게 보지 않고 좁고 높게만 보고 있지는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글을 통해 힘든 이들에게 연민을 느끼고 우리가 삶을 여기서 만족하자는 말이 아니다. 돈을 버는 목적이 본인과 가족만 챙기는것이 아닌 사회에 기여를 하고 어려운 이들에게 기부도 하기위해, 더 열심히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 선행을 베풀면 영혼 깊은곳부터 행복이 끓어오른다. 지금에 감사하며 그들을 보고 더 열심히 살고 그들을 존중하며 세상을 비로소 넓게 보는 진정한 어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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