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 가벼워진 시선들
예전엔 눈치를 봤고, 지금은 하늘을 본다.
사람들의 시선이 더 이상 나를 끌어내리지 않는다.
나는 조금 더 나에게 집중하기로 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다는 걸 깨닫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자기계발서도 소설도 아닌, 그냥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이었다.
옆 사람이 내 책 제목을 힐끔힐끔 보고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괜히 부끄러워서 책을 덮거나, 더 '그럴듯해' 보이는 책을 읽는 척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날은 그냥 내 책을 읽었다. 그 사람도 분명 자신만의 관심사가 있을 것이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그냥 각자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혼자 영화 보러 가?"
친구의 놀란 반응이었다.
"응,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서."
"같이 갈까?"
"괜찮아. 혼자 보고 싶어."
영화관에서 혼자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봤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와는 다른, 온전히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로비에서 나오면서 다른 사람들을 봤다. 커플들, 친구들, 가족들... 그리고 나처럼 혼자 온 사람들도 있었다. 모두가 자신만의 이유로 이곳에 왔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회사 점심시간. 동료들이 "같이 가자"고 했지만, "오늘은 혼자 있고 싶어"라고 담담히 말했다.
예전 같았으면 그들의 표정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혹시 실례가 되었나 싶어 밤새 후회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그들이 실망했을 수도 있고, 이상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내가 필요한 시간을 포기할 이유가 되지는 않았다.
옥상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하늘을 바라보는 그 30분이 나에게는 하루 중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
버스를 기다리며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요즘 젊은 사람들은 맨날 핸드폰만 보는데, 참 보기 좋네요"라고 말씀하셨다.
예전 같았으면 그 말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서 어색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하늘이 예쁘더라고요"라고 답할 수 있었다.
그분의 시선이 호의적이든 아니든, 내가 하늘을 바라보는 이유는 변하지 않았다. 그냥 그 순간 하늘이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길을 걷다가 갑자기 멈춰서 길가의 꽃을 바라보았다. 예전 같았으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얼른 발걸음을 옮겼을 것이다.
하지만 그날은 그냥 꽃을 바라보았다. 그 꽃이 예뻤기 때문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를 보든 말든, 그것이 내가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느끼는 마음을 바꾸지는 않았다.
돌이켜보니 그 모든 시선들은 대부분 내 상상 속에 있었다. 실제로 사람들은 나에게 그리 관심이 없었다. 그들도 자신의 삶에 바빴고, 자신만의 걱정과 고민이 있었다.
그리고 설령 누군가 나를 판단했다고 해도, 그것이 내가 누구인지를 결정하지는 않았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를 알고 있었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더 중요한 건, 내 선택에 확신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 조용한 활동을 좋아하는 것... 이런 것들이 내가 진짜 원하는 것들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더 이상 내 선택을 흔들지 못했다.
"내가 나다워지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남들의 시선이 무겁지 않다는 것은 그들을 무시한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다만 그들의 시선이 나의 마음을 바꾸지는 않는다는 것을 아는 것이었다.
그것이 내가 찾은 진짜 자유였다.
�시선은 있지만, 무게는 없다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정의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순간,
나는 비로소 나를 정의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