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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노숙자가 우리 집에 들어왔다

영화  리뷰 ㅡ 더 레이디스 인 더 밴

1. 냄새 고약한 노숙자 할머니가 우리 집 앞에 차를 세웠다.


영국 배우 겸 극작가 앨런 동네에 누구에게도 고마움을 모르고 투덜거리며 쓰레기와 오물을 투척하고 화장실 이용하겠다고 불쑥 들어온 악취 풍기는 마가렛 쉐퍼드 할머니.



2. 큰 뱀들과 공작새 4마리가 우리 집 앞에 있다.


남자 주인공 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지역 동물 판매점에서 탈출한 것을 확인하고 스스로 그녀에게 미안해해서였는지 기름도 없고 잘 굴러가지도 않는 밴을 밀어달라며 무단 주차를 하더니 집안에 들어오게 되었다.


https://www.netflix.com/title/80062034?s=a&trkid=13747225&t=cp


3. 이거 실화냐?


실제로 그렇게  불법 점령하며 15년을 살았고 처음으로 목욕을 한 뒤 다음날 눈을 감았다. 유학파 피아니스트였고 이태리 프랑스어 등을 할 줄 아는 그녀가 수녀원 생활이니 차로 사람을 친 뒤 성당에서 사죄하며 노숙 생활을 했다나.


4. 자비와 안부


주변에선 결혼도 하지 않은 작가에겐 요양원에 있는 엄마와 주차장에 있는 노숙 할머니 안부를 가족처럼 묻는다. 내가 선한 사람이란 만족을 얻으려 자릴 내준 것인지 작가적 호기심으로 글 쓸 소재를 위한 그런 것인지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내 집에 괴팍한 비위생적인 노숙 할머니에게 화장실을 사용하게 해 주고 15년을  생활하게 한다는 것은 특이한 일이다. 온전한 정신인 사람은 노숙 생활이 어려운 것일까?


노숙을 하다 보니 안정적이지 못한 환경에서 포기하면서 사느라 규칙적으로 자신을 못 돌보게 되면서 노화와 더불어 정신줄을 놓기로 한 것일까?


모든 것이 성모님의 뜻이라고 당당히 요구하고 주눅 들지 않는 모습과 죽음을 앞둔 정신을 잃어가는 자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우유부단한 이 작가는 끊임없이 자문한다.


5. 몇 시간 사이 전국에선 4명의 동사자를 수습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복지를 외치던 영국은 집 없는 노숙자가 적지 않다. 2005년 이 작품에선 <매기 스미스>의 연기가 좋아 화면에서 악취가 날 것처럼 노숙자 연기가 실감난다.


"내가 저 상황이라면..."을  상상하자 아찔하다.  서울역만 해도 악취 나는 노숙자들이 천지인 서울에서 온갖 공포감에 피하기 급급한 나는 이 한파 속에 저체온증 사상자가 줄길 바라면서도 여전히 이불 밖은 나오지도 못하고 영화 리뷰만 올리고 있을 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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