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말이 마음을 멈추게 했다.(3)

작은 말과 행동 속에서 다시 배우는 하루의 마음

by 뮤렌

3화. 멈춤의 리듬

달리는 마음을 잠시 멈추며 여유를 배우다.


그래 이젠 멈춰야지



의자에 앉으면 어김없이 시작되는 내 습관이 있다.

나도 모르게 한쪽 다리를 달달달, 리듬감 있게 떨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그저 무심코, 생각 없이.

하지만 어느새 책상 아래에서 일정한 속도로 반복되는 그 움직임이

내 하루의 기본 박자가 되어 있었다.


장단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멈추지 않고 계속 흔들고 있을까.

아마 마음 한구석이 늘 분주해서 그런가 보다.

몸은 앉아 있어도 마음은 늘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는 것 같다.


조용한 오후, 숙제를 하던 둘째 준이가 갑자기 내민 메모 한 장.


“음, 엄마가 미안해.”


엉겁결에 쳐다보니, 준이가 씨익 웃는다.

“알면 얼른 고쳐~ 엄마랑 형아 둘 다 다리 떨고 있네.”


순간 멈칫했다.

책상 밑을 내려다보니, 정말이었다.

나와 똑같은 자세로, 나를 따라

한쪽 다리를 달달달 떨고 있는 아이.

그 작은 다리의 움직임이 어쩐지 낯설지 않았다.


나는 웃으며 다리를 멈췄다.

그리고 머쓱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엄마가 먼저 멈출게.”


그 순간 문득 생각했다.

이 작은 버릇이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내 안의 ‘조급함’이 몸으로 새어나온 흔적이었구나.


나는 늘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았다.

멈추면 안 될 것 같았고, 쉬면 불안했다.

그래서 앉아 있을 때조차 내 몸 어딘가는 늘 움직이고 있었다.

내가 멈추지 못했던 그 마음의 떨림이

어쩌면 아이에게 전해졌는지도 모른다.


아이의 사소한 행동 속에는

나의 하루가 고스란히 비쳐 있었다.

그걸 보고 나서야 알았다.

아이들은 말보다 행동으로 부모를 배운다는 걸.


조용히 다리를 멈춰 보았다.

방 안이 갑자기 고요해졌다.

그 고요함이 처음엔 어색했지만,

곧 마음 한쪽이 따뜻해졌다.


아이의 한마디가 내게 말했다.


“엄마, 다리 떨지 말고 쉬어요.”


그 말이 꼭,

“엄마도 이제 좀 쉬어도 돼요.”

라고 들렸다.


나는 그날 이후 가끔 일부러 멈춘다.

다리도, 마음도, 생각도.

달달달 떨리던 하루의 리듬을 멈추면

그제야 들린다.

아이가 웃는 소리, 내 호흡의 소리,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작은 나의 소리.


달달달,

이제는 불안의 리듬이 아니라

멈춤의 리듬을 배워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