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말과 행동 속에서 다시 배우는 하루의 마음
달리는 마음을 잠시 멈추며 여유를 배우다.
의자에 앉으면 어김없이 시작되는 내 습관이 있다.
나도 모르게 한쪽 다리를 달달달, 리듬감 있게 떨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그저 무심코, 생각 없이.
하지만 어느새 책상 아래에서 일정한 속도로 반복되는 그 움직임이
내 하루의 기본 박자가 되어 있었다.
장단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멈추지 않고 계속 흔들고 있을까.
아마 마음 한구석이 늘 분주해서 그런가 보다.
몸은 앉아 있어도 마음은 늘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는 것 같다.
조용한 오후, 숙제를 하던 둘째 준이가 갑자기 내민 메모 한 장.
“음, 엄마가 미안해.”
엉겁결에 쳐다보니, 준이가 씨익 웃는다.
“알면 얼른 고쳐~ 엄마랑 형아 둘 다 다리 떨고 있네.”
순간 멈칫했다.
책상 밑을 내려다보니, 정말이었다.
나와 똑같은 자세로, 나를 따라
한쪽 다리를 달달달 떨고 있는 아이.
그 작은 다리의 움직임이 어쩐지 낯설지 않았다.
나는 웃으며 다리를 멈췄다.
그리고 머쓱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엄마가 먼저 멈출게.”
그 순간 문득 생각했다.
이 작은 버릇이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내 안의 ‘조급함’이 몸으로 새어나온 흔적이었구나.
나는 늘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았다.
멈추면 안 될 것 같았고, 쉬면 불안했다.
그래서 앉아 있을 때조차 내 몸 어딘가는 늘 움직이고 있었다.
내가 멈추지 못했던 그 마음의 떨림이
어쩌면 아이에게 전해졌는지도 모른다.
아이의 사소한 행동 속에는
나의 하루가 고스란히 비쳐 있었다.
그걸 보고 나서야 알았다.
아이들은 말보다 행동으로 부모를 배운다는 걸.
조용히 다리를 멈춰 보았다.
방 안이 갑자기 고요해졌다.
그 고요함이 처음엔 어색했지만,
곧 마음 한쪽이 따뜻해졌다.
아이의 한마디가 내게 말했다.
“엄마, 다리 떨지 말고 쉬어요.”
그 말이 꼭,
“엄마도 이제 좀 쉬어도 돼요.”
라고 들렸다.
나는 그날 이후 가끔 일부러 멈춘다.
다리도, 마음도, 생각도.
달달달 떨리던 하루의 리듬을 멈추면
그제야 들린다.
아이가 웃는 소리, 내 호흡의 소리,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작은 나의 소리.
달달달,
이제는 불안의 리듬이 아니라
멈춤의 리듬을 배워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