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 날 아침, 풀빌라 조식을 든든히 먹고 해양 스포츠를 즐기러 나섰다. 바나나보트를 타다 물에 젖은 생쥐 꼴이 될까 봐 걱정되기도 하고, 스노클링으로 만날 물고기 생각에 설레기도 하며 마음이 들쑥날쑥했다.
막상 물에 들어가니 걱정했던 게 무색할 만큼 잘 놀았다. 평소 물을 무서워하는 편이라 스노클링 직전엔 조금 긴장했지만, 지나고 보니 '왜 그렇게 쫄았나' 싶을 정도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점심으로 먹은 닭꼬치와 훈제 오리 구이, 그리고 노곤함을 풀어준 오일 마사지까지 완벽했다. 저녁엔 스미냑 바에서 이탈리아 요리를 즐기고, 마트에서 산 망고와 함께 숙소로 돌아와 달콤한 휴식을 취했다. 역시 우리 숙소는 지친 몸을 누이기에 가장 고마운 곳이다.
다섯째 날은 기다리던 자유시간! 늦잠을 자고 일어나 근처 가게에서 샌드위치와 햄버거, 윙 구이로 아점을 먹었다. 입맛이 예민한 나에게 발리에서 먹은 음식 중 햄버거가 단연 최고였다. '진작 먹을걸'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였다.
결혼식 후 정신이 없어 컵라면 하나 챙겨 오지 못한 게 못내 후회됐는데, 마트에서 산 컵라면과 샐러드로 차린 저녁은 그 어떤 진수성찬보다 반가웠다. 남편이 정성껏 깎아준 망고를 먹으며 보내는 이 시간이 참 행복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날, 여기서 더 쉬고 싶은 마음 반, 어서 한국에 가서 엄마와 지인들을 만나고 매콤한 한국 음식을 먹고 싶은 마음이 반이었던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