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랑 대화하고 싶다..
스페인에 온지 거의 일주일 째.
누구랑이든 눈을 보며 대화하고 싶다. 깊은 대화.
일주일 동안 말한 양이 한국에서 1시간 동안 말한 양보다 적을거야 아마.
스페인어를 고작 1달 공부하고 여기까지 대뜸 날아온 내 용기를 높이 산다.
이런 대단한 깡이 있으니 난 잘 살아남을 수 있을거야.
바르셀로나에서는 사람들이 대부분 영어를 써서 그게 마음에 안들었다.
나는 스페인어를 듣고 싶은데, 스페인어를 꺼내기가 민망할 정도로 먼저 영어로 말을 건다.
그런데 말라가로 오니까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아직 한명도 못 만났다.
3살 수준의 내 스페인어 실력으로 그들과 대화를 하려다보니 10마디 대화만으로도 진이 빠진다.
No hablo espanol bien. (스페인어 잘 못해요) 라고 말하니
어! 스페인어 할 줄 아네 ! 라고 하며 다들 스페인어로 말을 거신다.
마치 리스닝 테스트를 하고 있는 것처럼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우고 집중한다.
그럼 그 길고 긴 문장 중에서 용케 아는 단어가 몇개 들린다.
그럼 대충 이런 뜻이겠거니 하고 아는 단어 몇개로 대답을 한다.
그렇게 대화가 계속 이어진다.
내가 맞는 대답을 한 건지도 잘 모르겠지만 감사하게도 계속 말을 걸어주셨다.
참 신기하게도 눈빛으로 대화가 된다는걸 느꼈다. 하하하하하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눈을 뚫어져라 집중해서 보고 있으면 들린다 들려.
하루의 집중력을 몇마디의 대화에 다 써버리다보니
한국에서는 오전에 커피 1잔만 마셔도 잠을 설쳤는데 여기에선 커피를 3잔 넘게 마셔도 기절해서 잠에 든다.
그만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에 드는 에너지가 엄청나다는 거겠지.
분명 스페인어 배우고 싶어서 스페인까지 날아온건데,
그들이 또 스페인어로 말을 걸까봐 그들이 돌아다니는 시간에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말을 걸까봐 일부러 바쁜척을 하며 웃음으로 대화를 마무리하기도 했다.
그래 나 아주 열심히 적응중이다.
적응 기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법.
잘 견뎌보자 !
스페인어가 편안하게 느껴질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