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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밤

서울의 밤

왕나경


네온이 쏟아지는 도시의 거리마다

허공을 가로지른 섬광이 번뜩인다

불면증 모서리 전등

출렁출렁 흐르네


젊음이 만들어간 어둠을 잊은 도시

맛 집촌 찾아 나선 별종의 기행처럼

서넛이 엉클어져서

회색문을 넘는가


커튼을 제쳐놓은 무채색 낭떠러지

하얗게 덧칠하다 가슴에 맴돈 애환

새벽길 구르는 이슬

영롱하게 집 짓네



-시작노트


서울의 밤은 고독했다

뇌혈관 질환을 판정받고

서울의 큰 병원으로 재검사를 받기 위해 하룻밤 묶을 호텔에 짐을 풀고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거리는 젊음의 도시였다.


네온이 쏟아지는

서울의 밤

젊은 남녀 어우러져 부둥키며

술잔을 부딪힌다.


내일 재검사를 위한 두려움과

낯 설움이 내 지친 어깨를 토닥였다

회색의 벽면을 마주하고

나는 고독을 훔쳐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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