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와도..판타지 드라마는 김은숙 작가가 쓴 도깨비 정도는 되야 손이 가는 내가..
아이들 손에 이끌려 마블 시리즈 몇개를 봤다.
늘 영화를 보러 들어갈 땐 "애들아, 엄마 분명 잠들거야. 그래도 꼭 엄마 같이 봐야겠니?"
하면 꼭 같이 봐야 한다고..재미있을 거라고..
이번에 슈퍼마리오도 슬램덩크 마저도 5분을 졸았다.
(슬램덩크는 흔히 말하는 판타지는 아니지만..뭐...애니이니까..)
영화 본지 얼마나 됐다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를 보고 싶다고 하니..
아이들도 양심이 있는지 이번에는 엄마 밖에 있고 둘만 보겠다고 했다.
그런데..12세 관람가가 만 12세인줄...왜 나는..그런 기초 지식조차 없었단 말인가..
인터넷을 뒤져보니..그냥 쓱 들여보내주기도 한다더라, 검사 제대로 안한다더라..
하지만 걸리면 엄마도 봐야한다더라..흠..소심한 나에게 이런 불안감은...며칠을 스트레스 받게 했고..또 언제까지 아이들이 나랑 같이 영화를 보러가자고 할까 싶어서..크게 작용한 다른 이유는 매불쇼에서 라이너가 이번 시리즈가 마블의 마지막이 될 것이다. 이번 건 진짜 재미있다라고 이야기해서..그래..라이너 믿고 한번 보자라는 마음으로 결국 내 티켓까지 끊었다.
메가 박스 가면 할인 받아 더 싸게 볼 수 있는데..CGV더블 팝콘을 꼭 먹고 싶다고 해서..돈을 더 써가며 보고 싶지도 않은 영화를 보러 도살장에 들어가는 소처럼 어그적어그적 걸어 들어갔다.
놀이공원에서 봐서 대충 이름 정도는 알 것 같았다. 애들이 하도 불러서 주제곡도 좀익숙했고....
그런데..이상하다. 주인공 스타로드만 인간이고 나머지는 이상한 형체를 하고 있다. 얼굴이 파랗지 않나, 얼굴에 더듬이가 있질 않나..그런데 나만 이상한가?
저들은 서로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일반적인 인간 형상을 하고 있는 스타로드가 초록 얼굴의 가모라와 연인이었나보다.
저 이상한 얼굴과 사랑에 빠졌다고? 대머리에 초록 얼굴을 한 캐릭터도 있고.. 하다못해 나무도 너구리도 하나의 캐릭터를 차지한다.
스타로드가 나오지 않았다면..그냥 외계인들끼리 지지고 볶고 하는구나 싶어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데..
초록 얼굴과 사랑에 빠지고, 너구리 친구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모습이..
정말 자유로워보였다.
너희들에게 외모는 정말 아무 것도 아니구나.
서로를 판단하는데 외모는 1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구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보며 해방감을 느끼게 될 줄이야.
다소 지저분해 보이고..다른 종족의 침략을 막아내야하는 불안한 그 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남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
실은 남은 신경도 안쓰는데 나 스스로 신경쓰는 이 사회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냥 생긴대로 말해도, 하고 싶은 방식으로 움직여도 아무렇지도 않는 그곳으로 가보고 싶다.
영화를 보는 동안 긴장감이고 뭐고 내 자유로움에 뻥~~뚫린 느낌이 들었다.
아무 것도 거스를게 없는 드넓은 파란 바다를 마주한 느낌..
작가가 이 부분을 의도했는지는 전혀 모르겠으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나에게 "자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