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9/출처-현대차
국내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에 빠진 가운데, 두 브랜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9을, 기아는 EV9의 다양한 모델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섰다. 대형 전기 SUV를 6000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기아는 18일부터 플래그십 전동화 SUV EV9의 고성능 모델인 ‘더 기아 EV9 GT’와 경제성을 갖춘 ‘스탠다드’ 모델의 계약을 시작했다.
EV9/출처-현대차
EV9 GT는 최고 출력 374㎾(509마력), 최대 토크 740N·m(75.5㎏f·m)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4.5초에 불과하다.
99.8kWh 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408㎞에 달한다.
특히 기아는 SUV 최초로 전방 노면 정보를 인식해 주행 상황에 따라 서스펜션을 조정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2열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와 전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다양한 편의 장비도 탑재해 상품성을 높였다.
EV9/출처-현대차
GT 모델과 함께 보다 접근성 높은 ‘스탠다드’ 모델도 출시됐다. 이 모델은 76.1kWh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374㎞를 주행할 수 있으며, 가격을 낮춰 도심형 패밀리 전기차를 찾는 고객층을 겨냥했다.
더욱이 기존 EV9 롱레인지 모델 가격을 480만 원 인하해 가격 경쟁력을 더욱 높였다. 서울시 기준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포함하면 스탠다드 에어 트림을 6100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참고로 ‘더 2025 EV9’의 가격은 6412만 원부터 시작한다.
현대차는 지난 13일 첫 전동화 플래그십 SUV 모델인 ‘아이오닉 9’을 공식 출시하며 강력한 가격 정책을 내놓았다.
시작 가격이 6715만 원으로, 기존 예상보다 낮은 가격이 책정되면서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익스클루시브 트림의 경우 보조금 적용 시 6000만 원 초중반대의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해졌다.
아이오닉 9/출처-현대차
아이오닉 9은 110.3kWh 배터리를 장착해 현대차 전기차 중 최장 거리인 532㎞(복합 기준)를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다.
넓은 실내공간과 유연한 시트 활용성을 통해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살아보는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강조한다.
국내 대형 전기 SUV 시장에서 1억 원 미만 가격대로 경쟁하는 모델은 현재 아이오닉 9과 EV9뿐이다. 두 모델은 서로 가장 큰 경쟁자로 자리 잡았으며, 가격 정책이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이에 기아가 EV9의 스탠다드 모델을 추가하고 롱레인지 모델 가격을 낮추면서 대응에 나섰고, 현대차는 예상보다 저렴한 가격에 아이오닉 9을 출시하며 반격했다.
아이오닉 9/출처-현대차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가격 경쟁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대는 소비자들이 수입 전기 SUV로 이동하는 원인이 될 수 있어, 현대차와 기아의 전략적 가격 인하는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현대차그룹 내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존재하기 때문에, 대중 브랜드인 현대차·기아가 적절한 가격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EV9/출처-현대차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전기 SUV 시장은 이제 막 개화하는 단계로, 초반 판매량을 확보하는 것이 시장 주도권을 잡는 핵심”이라며 “현대차와 기아의 적극적인 가격 정책 덕분에 소비자들은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전기 SUV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치열한 가격 경쟁이 앞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