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 타결/출처-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한국산 자동차에 적용하던 25% 고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하면서, 한국 자동차 업계가 가장 우려하던 가격 경쟁력 불이익은 피하게 됐다.
미국 수출 비중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 완성차 업계로서는 이번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이 단순한 숫자 조정보다 훨씬 큰 의미를 지닌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7월 31일,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출처-연합뉴스
지난 4월부터 미국이 일방적으로 부과한 25%의 고율 관세가 도요타, 혼다 등 일본 브랜드 및 유럽연합(EU) 브랜드와 동일한 수준인 15%로 인하된 것에 대해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밝혔다.
KAMA는 “미국 시장은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 278만대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라며 “이번 협상 결과는 가격 경쟁력에서 한국차만 불리해지는 상황을 막았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는 일본계 7개 브랜드가 588만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37.1%를 기록했고, 독일 3사를 포함한 유럽 브랜드는 162만대(10.3%)를 차지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출처-뉴스1
같은 기간 현대차·기아는 170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10.8%에 머물렀다. 이번 협상은 이러한 경쟁 구도에서 한국차가 도태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최소한의 방어막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KAMA는 이번 관세 조정을 계기로 기술 개발과 생산성 향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출처-연합뉴스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 수출 시장 다변화, 미래차로의 전환이 협회의 중점 추진 과제로 꼽혔다. 관세 인하를 계기로 확보한 가격 경쟁력을 단순한 방어선에 그치지 않고 공격적 성장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도다.
특히 협회는 “자동차 및 부품 품목 관세가 실제 수출 현장에 신속히 적용되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국내 생산기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내생산세액공제 신설’과 같은 정책적 지원도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 가격 조정 이상의 구조적 의미를 가진다고 보고 있다. 관세 부담 완화를 통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2분기 발생한 1조 6000억원 규모의 관세 관련 손실을 줄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대미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써준 정부 각 부처와 국회의 헌신적 노력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지속 추진하는 한편, 품질 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 기술 혁신을 중심으로 내실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출처-뉴스1
이번 한미 간 관세 협상 타결은 한국 자동차 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을 넘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로 평가되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 유럽 브랜드와 ‘같은 출발선’에 설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경쟁 구도의 리셋(reset)을 가능케 한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