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플레이션과 전기요금 / 출처 : 연합뉴스
밥상물가가 오르고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서민들의 삶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폭염으로 농산물 작황이 나빠진 데다 집중호우와 소비 진작 정책이 맞물리며 식료품 가격이 치솟았고, 여기에 에너지 전환이라는 국가적 과제가 더해지면서 전기요금 현실화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평균 2.1%였지만, 먹거리 물가는 이보다 더 가파르게 올랐다.
특히 7월에는 식료품 가격이 3.5% 뛰며 지난해 여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히트플레이션과 전기요금 / 출처 : 뉴스1
빵과 곡물류는 6.6%, 라면은 6.5%, 커피류는 13.5%나 올랐고, 아이스크림과 과자류 같은 간식 가격도 크게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에 따르면 배추 가격은 한 달 만에 절반 이상 뛰어 7000원에 육박했고, 돼지고기 삼겹살은 1년 전보다 15.5%나 올랐다.
수산물은 2개월 연속 7%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축산물도 13개월 연속 가격이 올랐다.
한국은행은 7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월보다 0.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농림수산품은 5.6% 올라 2년 만에 최대 폭으로 뛰었다.
시금치는 무려 170% 넘게 올랐고, 배추는 50% 이상, 쇠고기와 돼지고기도 각각 6.5%, 4.2% 상승했다.
히트플레이션과 전기요금 / 출처 : 연합뉴스
이 같은 생산자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앞으로 장바구니 물가는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폭우와 폭염이 겹치면서 채소와 축산물 공급이 동시에 위축됐다”며 향후 물가 부담 확대를 경고했다.
물가 부담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200조 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고 있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기에 원가 이하로 전기를 공급해 발생한 누적 적자가 43조 원에 달한다.
히트플레이션과 전기요금 / 출처 : 연합뉴스
정부는 그동안 물가 안정을 이유로 9개 분기 연속 전기요금을 묶어뒀지만,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4일 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면 전기요금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불안감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는 “이미 먹거리 물가가 높은데 전기요금까지 오르면 서민 가계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국민에게 상황을 솔직히 설명하고 사회적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단순한 계절 요인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가 시작된 만큼, 생활비 부담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