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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들 우려 현실로? 시장 '초토화' 공포

by 이콘밍글

빌라 전세대출 길 막혔다
세입자 불안, 집주인도 답답
월세 늘어날 가능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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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전세대출 축소 / 출처 : 연합뉴스


수도권 빌라 세 채 중 한 채에서 전세대출이 막히는 상황이 나타났다. 세입자는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까 불안해하고, 집주인은 새 세입자를 들이지 못해 답답해하는 형국이다.


새 기준의 벽, 어디까지 막히나


한국주택금융공사(HF)는 28일부터 전세 보증 심사를 한층 강화했다. 공시가격의 126%를 초과하면 보증을 내주지 않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공시가격이 5억 원인 다가구 주택이라면, 보증금과 기존 대출을 합친 금액이 6억 3000만 원을 넘는 순간 새로운 세입자는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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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전세대출 축소 / 출처 : 뉴스1


집토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수도권 연립·다세대 전세계약 가운데 27.3%가 이 기준을 넘어섰다. 인천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45.9%가 해당됐고, 경기도는 36.8%, 서울도 21%에 달했다.


제도가 본격 시행되자마자 시장은 긴장했고, 임대차 계약을 앞둔 이들은 혼란에 빠졌다.


관악구에 사는 세입자 A 씨는 “새로 들어올 사람이 대출을 못 받으면 결국 내 돈이 묶이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임대인 역시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세대 집주인 B 씨는 “공시가격 평가가 실제 시세보다 턱없이 낮은데 그 기준으로 보증 여부를 가르는 것은 부당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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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전세대출 축소 / 출처 : 뉴스1


이 같은 변화는 소규모 임대사업자에게도 큰 타격이 된다. 보증에 기대 운영하던 임대사업이 공실 증가로 이어지면 수익성이 빠르게 떨어지고, 결국 시장 퇴출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특히 주거 취약계층이 집중된 지역일수록 그 충격이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월세 전환, 서민 부담 더 커진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전세사기와 무리한 갭투자를 억제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면서도,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고 지적한다.


전세대출이 막히면 거래 회전율이 떨어지고, 자연스럽게 월세나 반월세로 전환되는 경우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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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전세대출 축소 / 출처 : 연합뉴스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대출 총액이 줄어든 만큼 월세 거래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치권 역시 속도 조절을 주문하고 있다. 박민규 의원은 “전세사기 예방이라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변화가 너무 급격하면 서민 주거 안정이 흔들린다”며 공시가격 산정을 실제 거래가와 맞추고 제도를 연착륙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지금처럼 일괄적인 기준 적용만으로는 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입자와 집주인 모두가 불안감을 호소하는 가운데, 시장 혼란을 완화할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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