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애원해도 안 팔리는 아파트들의 비밀

by 이콘밍글

완공된 집이 팔리지 않고 쌓이고 있다
공급은 줄고 거래는 얼어붙는 중
지방 경기 침체의 충격 심화

Malicious-Unsold-Increase-001-1024x576.jpg

악성 미분양 증가 / 출처 : 연합뉴스


악성 미분양이 다시 늘고 있다는 소식이 시장을 흔들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9일 발표한 7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완공된 뒤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아파트가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악성 미분양, 왜 문제인가


악성 미분양은 아파트가 다 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거래되지 않는 상황을 말한다.


단순히 청약 경쟁률이 낮아 일부 물량이 남는 일반 미분양과 다르게, 완공 이후에도 집이 팔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EB%AF%B8%EB%B6%84%EC%96%91.-2-1-1024x683.jpg

악성 미분양 증가 / 출처 : 뉴스1


보통 1년 이상 거래가 없는 상태를 지칭하며, 전체 물량의 30% 이상이 남을 경우 심각한 수준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런 물량이 쌓이면 건설사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금융기관의 대출 회수에도 문제가 생겨 지역 경제 전체가 흔들린다.


7월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 7057가구로 전달보다 341가구 늘었다. 이 가운데 2만 2589가구가 지방에 몰려 전체의 83% 이상을 차지했다.


대구가 3707가구로 가장 많았고 경남, 경북, 부산, 전남 순으로 뒤를 이었다.



수도권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 4468가구가 남았고, 서울만 해도 711가구가 준공 후 미분양으로 집계됐다.


%EB%AF%B8%EB%B6%84%EC%96%91-3-1024x576.jpg

악성 미분양 증가 / 출처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지방에서는 인구 유출과 산업 약화가 겹쳐 신규 주택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며 입지와 경기 요인이 동시에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공급 지표 둔화, 내년 이후 공백 우려


주택 공급 지표를 보면 내년 이후 불안은 더 커질 수 있다. 7월 주택 인허가는 전국 1만 6115가구로 작년 같은 달보다 26% 줄었고, 특히 지방은 절반 넘게 감소했다.


준공 물량도 전년 대비 12% 줄어 공급 기반이 약해졌다. 결국 인허가 감소가 이어지면 내년부터는 신규 공급 공백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요 측면도 위축됐다. 7월 전국 주택 매매 건수는 6만 4235건으로 전달보다 13% 줄었다. 수도권은 19% 가까이 감소했고 서울은 강북 지역의 하락폭이 강남보다 더 컸다. 아파트 거래만 따로 봐도 전국적으로 15% 이상 줄었다.



%EB%AF%B8%EB%B6%84%EC%96%91.-3-1024x707.jpg

악성 미분양 증가 / 출처 : 뉴스1


전세 거래는 소폭 줄었지만 월세는 반대로 증가했다. 7월 월세 거래량은 15만5천건을 넘어서며 전년 같은 달보다 28% 늘었고,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은 60%를 넘어섰다.


고금리 상황에서 목돈이 필요한 전세보다 월세를 택하는 세입자가 늘어난 결과였다.


악성 미분양은 건설사와 금융권, 지역 경제 전반에 부담을 주는 심각한 신호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악성 미분양은 지방 경기 침체를 장기화시키는 무거운 짐이 될 가능성이 크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역대급 하이퍼카 등장 "결국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