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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발표에 韓기업 당혹, 삼성·SK 긴장

by 이콘밍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만 표적 수출통제
중국 공장 운영 초비상
반도체 패권전쟁 새로운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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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특별 지위 박탈 / 출처 : 연합뉴스


미국 연방 관보에 등장한 세 개의 기업명이 한국 반도체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그리고 인텔. 이 세 기업의 중국 법인이 특별한 지위를 잃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은 즉각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8월 29일 현지시간 발표한 새로운 수출 통제 정책은 한국 반도체 업체들에게 예상치 못한 충격을 안겼다. 지금까지 누려온 특례 대우가 사라지면서, 중국 내 핵심 생산 기지들의 운명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특별 지위 박탈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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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특별 지위 박탈 / 출처 : 연합뉴스


미국 상무부가 이번에 내린 결정의 핵심은 ‘검증된 최종 사용자’ 지위 박탈이다. 삼성 반도체 유한공사, SK하이닉스 반도체 유한공사, 인텔반도체 유한공사 등 3곳이 이 특별 명단에서 제외된다.


검증된 최종 사용자는 별도 허가 절차나 기간 제한 없이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를 공급받을 수 있는 예외적 자격이다. 이 지위를 잃으면 앞으로 미국산 장비를 도입할 때마다 건별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낸드 플래시 공장과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디램 공장이다. 두 공장은 각각 글로벌 생산 비중 35%와 40%를 담당하는 핵심 거점으로, 관보 정식 게재일로부터 120일 후인 내년 1월부터 새 규정이 적용된다.


미국 상무부는 이로 인해 연간 1천 건의 추가 허가 신청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중 기술전쟁의 새로운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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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특별 지위 박탈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조치는 치열한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연장선상에 있다. 미국은 2022년 10월 바이든 행정부 시절부터 중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확보를 막기 위해 수출 통제를 강화해왔다.


당시 중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장비 수출을 전면 금지하면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기업들에는 특례를 적용했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예외 조치마저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최근 중국과의 관세 휴전을 연장하고 자국의 직접적인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를 완화한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라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한국 기업을 통한 우회적 기술 유출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분석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 나흘 후 공개된 이번 발표는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의 균형외교 전략에 제동을 거는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 기업들의 험난한 앞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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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특별 지위 박탈 / 출처 : 연합뉴스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직면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매번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절차적 부담과 함께, 허가 자체가 거부될 위험도 상존한다. 설비 교체와 확장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생산성 저하는 피할 수 없게 됐다.



더 큰 우려는 중국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 정책과 맞물려 현지 장비업체와 반도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생존을 위한 전략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이나 동남아시아 등 대체 지역으로 생산 기지를 다변화하는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충격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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