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주거지 인기 / 출처 : 뉴스1
서울 집값이 하늘로 치솟으면서 젊은 세대가 더 이상 서울을 바라보지 않고 화성·평택·인천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통계로 확인됐다.
“서울은 언감생심”이라는 체념 대신 “차라리 교통망이 괜찮은 외곽에 집을 사겠다”는 선택이 늘어난 셈이었다.
생애 첫 내 집 마련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어진 30대가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 새로운 주거 지도를 그리고 있다.
가성비 주거지 인기 / 출처 : 뉴스1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이 발표한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생애 첫 집을 산 사람 가운데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 화성이었다. 이곳에서만 7499건이 기록되며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인천 서구가 6663건, 경기 평택이 5110건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4억 원을 넘는 반면 화성·평택·인천 서구는 5억~6억 원대에서도 전용 84㎡를 구할 수 있었고,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 장벽이 실수요자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했다.
이들 지역에는 신축 아파트 공급이 이어지면서 젊은 세대의 발길을 더욱 붙잡았다.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는 올 들어 7000가구 넘는 입주가 진행됐고, 평택도 같은 기간 3700가구 이상이 새로 공급됐다. 인천 서구 역시 검단신도시에만 3000가구가 넘는 대단지가 문을 열었다.
가성비 주거지 인기 / 출처 : 연합뉴스
직장과 가까운 점도 강점이었다. 평택 고덕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동탄의 연구개발 시설, 인천 검단·청라 일대 산업단지는 모두 출퇴근 수요를 충족시켰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집값뿐 아니라 직주근접과 교통망까지 고려했을 때 이 지역들이 젊은층에게 ‘가성비 주거지’로 각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6월 대출 규제 강화 이후에도 매수세는 주춤하지 않았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8월 마지막 주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3% 올랐고, 서울이 0.05% 상승하며 전체 흐름을 이끌었다. 경기와 인천 역시 소폭이나마 올랐다.
가성비 주거지 인기 / 출처 : 연합뉴스
거래량은 줄었지만 집주인들이 가격을 쉽게 내리지 않으면서 기대 심리가 유지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신한투자증권 자료에서도 인천에서 30대 매수 건수가 1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고, 화성 동탄은 GTX-A 개통 기대감으로 꾸준히 거래가 이어졌다.
서울의 비싼 집값과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젊은 세대는 점점 더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가격, 교통, 산업단지라는 현실적 조건을 따져 선택한 결과였다.
화성·평택·인천이 30대에게 첫 내 집의 터전으로 자리 잡으면서 수도권 주거 중심축이 서서히 재편되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