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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나라 먹여 살린다'는 믿음 허물어져

by 이콘밍글

5년 연속 적자 수렁에 빠진 대한민국
반도체 두 거인, 엇갈린 세금 명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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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법인세 감면 / 출처 : 연합뉴스


나라 살림에 무려 49조 원에 달하는 거대한 구멍이 뚫렸다. 이는 작년 한 해 동안 걷어들인 세금보다 쓴 돈이 49조 원이나 더 많다는 의미로, 우리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신호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가 지난 2년간 막대한 흑자를 내고도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국민들은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데,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 많은 이들이 의문을 표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세수 결손, “기업이 돈을 못 벌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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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법인세 감면 / 출처 :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공공부문 계정’ 자료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공공부문 적자는 48조 9천억 원에 달한다. 2020년부터 무려 5년째 적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기업들이 내는 세금, 즉 법인세 수입이 급감한 탓이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의 기둥인 반도체 산업의 업황 부진이 결정타가 됐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 법인세를 비롯한 조세 수입이 줄면서 중앙정부의 적자 폭이 전년보다 16조 원이나 커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0원, SK는 3조…엇갈린 ‘반도체 형제’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모든 반도체 기업의 사정이 같았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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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법인세 감면 / 출처 :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2024년 한 해에만 21조 원이 넘는 엄청난 돈을 벌었지만, 법인세는 사실상 ‘0원’이었다. 이는 과거의 손실을 현재 이익에서 빼주는 ‘이월결손금’ 제도와, 정부가 제공하는 대규모 ‘세액공제’ 혜택 덕분이었다.


지난 2년간 삼성전자가 이런 방식으로 감면받은 세금은 무려 9조 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차세대 반도체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을 장악하며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그 결과, 지난해에만 3조 6천억 원이 넘는 법인세를 납부하며 대한민국 ‘세수 효자’ 기업으로 떠올랐다. 비슷한 업종의 두 거대 기업이 국가 재정에 기여하는 바가 이토록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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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법인세 감면 / 출처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현행 세금 제도의 허점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에 대해 세금을 거의 매기지 않는 제도다.


쉽게 말해, 기업이 외국에 공장을 세워 큰돈을 벌고 그 돈을 한국으로 가져와도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다는 뜻이다.


기업의 투자를 돕기 위한 세금 감면 혜택이 오히려 국가 재정을 위협하고, 그 부담이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상 초유의 세수 결손 사태를 맞아, 국가 재정의 근간을 바로 세우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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