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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사라더니"… 정부 태세전환에 서민 혼란

by 이콘밍글

1인당 평균 빚 1억 원 시대의 개막
‘영끌’한 젊은 층, 이자 폭탄에 신음
정부의 뒤늦은 대출 규제에 불안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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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의 후폭풍 / 출처 : 연합뉴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사지 않으면 평생 벼락거지가 될 것 같았어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부동산 시장을 지배했던 이 절박함이 이제는 수많은 가정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에 빚을 내 주택 구매에 나섰던 30·40세대는 이제 가파르게 오르는 이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금융당국이 뒤늦게 강력한 대출 규제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빚더미에 올라앉은 대한민국, 대체 왜?


대한민국 가계가 빚의 수렁에 빠졌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계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660만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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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의 후폭풍 / 출처 : 연합뉴스


특히 3040세대의 빚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40대의 1인당 평균 대출은 1억 2100만 원을 넘어섰고, 30대 이하도 8450만 원에 달했다. 불과 5년 만에 각각 21.5%, 27.3%나 폭증한 수치다.



이러한 ‘영끌’ 열풍의 배경에는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이 자리 잡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무려 43%나 급등했다.



이러다 영원히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할 것이라는 공포가 젊은 층을 빚더미로 밀어 넣은 것이다.



반면, 이웃 나라 일본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도쿄 역시 집값이 비싸지만, 급격한 변동이 적어 ‘패닉 바잉’ 현상은 찾아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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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의 후폭풍 / 출처 : 뉴스1


일본은 1990년대 부동산 거품 붕괴의 쓰라린 경험 이후, 주택을 투자 자산보다 안정적인 주거 공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 때문에 무리해서 집을 사기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뒤늦게 ‘돈줄 죄기’ 나선 정부, 서민은 ‘날벼락’


상황이 악화하자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 정부는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내줄 때 적용하는 ‘위험가중치’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은행 입장에서 주택담보대출의 위험 부담이 커지니, 자연스레 대출 심사를 깐깐하게 하고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게 만드는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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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의 후폭풍 / 출처 : 뉴스1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내년 주택담보대출 공급이 약 27조 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가 애먼 서민들만 잡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 결국 자금이 꼭 필요한 서민들이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나 고금리 대출이나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신용도가 낮거나 담보가 부족한 취약계층의 대출 거절 사례가 이미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빚 권하는 사회’에서 갑자기 ‘빚 조이는 사회’로 급선회하면서 그 충격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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