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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K-기술, 490조 투자 '돈잔치' 술렁

by 이콘밍글

인공지능이 불러온 거대한 기회
잠자던 원자력 시장이 깨어난다
490조 원의 돈이 향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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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 투자 / 출처 : 연합뉴스


무려 35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90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다.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난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꺼져가던 원자력 발전의 불씨가 되살아나면서, 거대한 ‘돈잔치’가 예고되고 있다.


‘전기 먹는 하마’ AI, 원자력 잠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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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 투자 / 출처 : 연합뉴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지난 2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충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2050년까지 미국에서 3천5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90조원 규모의 원자력 발전 투자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핵심 배경은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구동하는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릴 만큼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기존 데이터센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는 기존의 전력 공급 시스템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전 세계가 탄소중립 목표를 향해 달려가면서 화석연료 발전은 줄여야 하는 상황.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가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널뛰는 불안정성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결국 안정적으로, 대규모 전력을, 탄소 배출 없이 공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원자력이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제2의 반도체 신화’…SMR에 쏠리는 돈뭉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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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 투자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원자력 르네상스의 중심에는 ‘소형모듈원자로(SMR)’가 있다. SMR을 쉽게 비유하자면 ‘레고 블록처럼 만드는 원자력 발전소’다.


과거 원전이 현장에서 수년에 걸쳐 복잡하게 짓는 ‘거대한 단독주택’이었다면, SMR은 공장에서 규격화된 모듈을 대량 생산해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는 ‘고급 조립식 주택’에 가깝다. 건설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기대를 모은다.


이러한 기대감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돈이 몰려들고 있다. 미국의 SMR 개발사 뉴스케일파워에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등 국내 기업들이 일찌감치 지분 투자를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의 원전 붐이 국내 기업들에게는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쓸 절호의 수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불안감도 기술 발전이 상당 부분 해소했다. 최신 원전은 외부 전원 없이도 스스로 냉각되는 ‘패시브 안전 시스템’을 갖춰 사고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낮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밋빛 전망 속 ‘가시밭길’… 넘어야 할 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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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 투자 /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BI 보고서는 미국의 원자력 발전 용량이 2050년 159기가와트(GW)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는 미국 정부의 목표치(300~400GW)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원자력 발전을 확대하려는 정치적 의지는 강하지만, 여전히 비싼 건설 비용과 더딘 속도, 까다로운 규제, 숙련된 노동력 부족 등 현실적인 장벽이 높다는 의미다.


실제로 21세기 들어 미국에서 완공된 원자로는 단 3기에 불과하다.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SMR 역시 아직 수십 개 기업이 설계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어 본격적인 보급은 2035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원자력 산업의 부활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현실의 가시밭길을 어떻게 헤쳐나갈지가 미래 에너지 패권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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