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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뒤집힌다" 9조 초대박 프로젝트에 들뜬 시민들

by 이콘밍글

석화업계 첫 자발적 협력
3사 연합으로 구조조정 돌파구
정부 지원까지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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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석화단지 구조조정 / 출처 : 연합뉴스


석유화학업계에 오랫동안 드리워져 있던 침묵이 깨졌다. 그동안 구조조정에 신중했던 울산 석화단지가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대한유화와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 3사가 지난달 30일 사업재편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3일 업계가 밝혔다. 정부 주도의 석화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이후 나온 사실상 첫 번째 성과물이어서 업계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


조용했던 울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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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석화단지 구조조정 / 출처 : 연합뉴스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 중 울산은 그동안 독특한 위치에 있었다. 여천이나 대산 단지와 달리 나프타분해시설의 공급 과잉 문제가 상대적으로 심각하지 않았던 탓에, 구조조정 논의에서 한 발 뒤로 물러서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의 장기 침체가 업계 전반을 강타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올 8월 주요 10개 석유화학 업체가 자율협약을 체결하며 구조재편이 본격화되자, 울산 석화단지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울산은 다른 단지에 비해 에틸렌 공급이 넘치지 않아 형편이 나은 편이었지만, 전체 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면서 선제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3사는 이번 협약에 따라 외부 컨설팅 자문기관을 선정할 예정이다.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나프타분해시설 감축 규모와 방식,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생산 전환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사업재편 방안을 연말까지 정부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9조원 프로젝트가 게임체인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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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석화단지 구조조정 / 출처 : 연합뉴스


울산 석화단지의 미래를 좌우할 또 다른 변수는 에쓰오일의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다. 2026년에 9조 3천억원 규모의 ‘샤힌 프로젝트’ 완공이 예정되어 있어, 단순한 구조조정을 넘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울산 석화단지는 기초 화학제품 생산 중심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첨단 화학 제품 생산 기지로 탈바꿈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도 이번 움직임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관련 부처는 금융 및 세제 지원, 각종 규제 완화 등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선 자구 노력, 후 지원’ 원칙에 따라 기업들의 구체적인 사업재편안 제출 이후 본격적인 지원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 석화단지의 이번 시도가 성공할 경우, 다른 석화단지들의 참여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 전체의 구조조정 속도가 크게 빨라지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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