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수익 불균형 / 출처 : 연합뉴스
“본사만 믿고 시작했는데, 남는 게 없다.” 프랜차이즈 업계에 만연한 ‘성장의 착시’가 통계로 증명됐다.
가맹 본사의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을 구가하며 잔치를 벌이는 사이, 일선 가맹점들의 평균 매출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이다.
10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정보제공 시스템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불균형은 명확한 수치로 나타난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7개 주요 업종 115개 프랜차이즈 본사의 총매출은 43조 원대에서 47조 원대로 10.8% 증가했다. 본사들의 영업이익 또한 8.1% 늘었다.
프랜차이즈 수익 불균형 /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같은 기간, 전국 9만 2천여 개 가맹점의 점포당 연평균 매출은 3억 2723만 원에서 3억 248만 원으로 7.6%나 감소했다.
가장 큰 문제는 무분별한 점포 확장이다. 조사 대상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2022년 8만 7108개에서 지난해 9만 2885개로 6.6% 증가했다.
한정된 상권에 비슷한 가게들이 계속 들어서면서 결국 점주들끼리 출혈 경쟁을 벌이는 구조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피자 업종에서 극단적으로 나타났다. 7개 피자 프랜차이즈 본사는 매출이 4189억 원에서 1조 1193억 원으로 66.5%나 급증하는 기염을 토했다.
프랜차이즈 수익 불균형 / 출처 : 연합뉴스
반면, 같은 기간 피자 가맹점들의 평균 매출은 3억 5381만 원에서 3억 1163만 원으로 11.9%나 곤두박질쳤다.
외식 업종 역시 본사 매출이 29.7% 늘어나는 동안 가맹점 매출은 16.4% 줄어들며 심각한 불균형을 보였다.
이러한 불균형의 원인은 본사와 가맹점의 근본적인 수익 구조 차이에 있다. 본사는 가맹점주로부터 받는 가맹비와 매출의 일정 비율을 떼는 로열티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한다.
여기에 필수 식자재나 원재료를 독점 공급하며 마진을 남기고, 공동 광고비 등의 명목으로 추가 수익을 얻는다. 또한, B2B 유통이나 자체 온라인몰 운영 같은 신사업은 본사의 매출로만 잡힌다.
프랜차이즈 수익 불균형 / 출처 : 연합뉴스
반면 가맹점주는 본사에 각종 비용을 지불하고 남는 돈으로 임대료와 인건비, 공과금을 감당해야 한다.
특히 최근 급증한 배달앱 수수료는 점주들의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꼽힌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금액은 그대로여도, 각종 비용과 수수료를 제하고 나면 점주 손에 쥐어지는 돈은 갈수록 줄어드는 것이다.
결국 본사는 가맹점 수를 늘려 리스크 없이 성장을 거듭하지만, 점주들은 과밀 경쟁과 비용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내몰리는 구조적 모순이 깊어지고 있다.